불황의 그늘…스크루지 되어가는 미국인 "옆 테이블 남은 음식 싸주세요"
경기불황 탓에 식당에서 남은 음식을 포장해 가는 미국인들의 모습이 달라지고 있다. 부스러기나 소스는 물론 기본안주까지 포장,이른바 '짠돌이'로 변한 모습이다.

미국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는 레스토랑 종업원들의 말을 인용,'미국인들의 6대 도기백(doggy bag · 남은 음식 포장) 백태'라는 제목으로 미국인들의 최근 외식문화를 7일 보도했다. CSM은 "최근 불경기 때문에 황당한 도기백 문화가 생겨나고 있다"고 전했다.

CSM은 부스러기만 남은 음식을 포장해 달라고 하는 것을 가장 일반적 사례로 꼽았다. 뉴욕의 한 레스토랑 웨이터인 대런 카르도사는 "점심거리는 물론 군것질거리도 안 되는 걸 포장해 달라고 하는 일이 늘었다"고 말했다.

절약을 넘어 '자린고비' 수준을 보여주는 사람들도 있다. CSM은 "파스타 등에 올려주는 소스 한 숟갈 남은 것은 물론 맥줏집에서 기본안주로 나오는 땅콩이나 과자를 싸달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고 전했다.

염치가 없는 경우도 있다. 테이블 위에 놓여 있는 후추 · 소금통 등 각종 양념통을 몰래 들고 가는 것은 물론 옆 테이블에 남은 음식을 싸달라고 하는 경우까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CSM은 "단순히 특별한 경우일 수도 있겠지만 미국인들이 경기불황을 피부로 느끼고 있는 것만은 분명해 보인다"고 전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