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 SK 회장 "윤활유, 세계 일류 키운다"…스페인과 합작공장
최태원 SK그룹 회장이 진두지휘한 윤활기유 사업이 유럽으로 영토확장을 한다. 2008년 인도네시아 합작공장을 성사시킨 데 이어 유럽에도 합작공장을 짓기로 해 윤활기유 사업에 대한 강한 의지를 재차 드러냈다.

7일 SK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4일(현지시간) 스페인 마드리드 렙솔 본사에서 안토니오 브루파우 니우보 회장을 만나 스페인 남동부해안 카르타헤나에 그룹 윤활유 부문 자회사인 루브리컨츠와의 합작공장을 만드는 것을 포함한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최 회장이 지난달 말 그룹 내 주요 경영진이 참석하는 CEO세미나에서 다양한 협력방식의 글로벌 성장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문한 이후 첫 글로벌 성과가 윤활유 사업에서 나온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오는 2014년 완공 예정인 SK루브리컨츠 스페인 합작공장은 친환경 고연비 제품인 그룹Ⅲ 윤활기유를 일일 1만2000배럴(윤활기유 제품기준)생산할 수 있는 규모를 갖추게 돼 유럽 공략의 전진기지 역할을 맡을 예정이다.

회사 관계자는 "전세계 그룹III 윤활기유 수요의 40%가 유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SK루브리컨츠의 스페인 합작공장은 SK 시장 점유율을 한 단계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합작공장은 글로벌 에너지 회사인 렙솔(매출 100조원, 영업이익 10조원)이 윤활기유 원재료 및 인프라를 제공하고, SK는 기술과 글로벌 마케팅 네트워크를 제공하는 전략적 파트너링(Partnering)의 대표적 사례"라고 이 관계자는 덧붙였다.

렙솔은 스페인 역사상 최대 금액인 4조5000억원을 투자해 스페인 카르타헤나에 고도화 정유공장을 완공했고, SK루브리컨츠는 이 정유공장에 렙솔과 합작을 통해 그룹III 윤활기유 공장을 건설하게 된 것이다.

최 회장은 이번 방문에서 렙솔측과 다양한 협력방안도 함께 모색하기로 했다. 윤활기유 사업뿐 만 아니라 석유개발, LNG 등 타 사업분야에서도 적극적인 협력을 모색하는 전략적 파트너십을 강화키로 했다.

한편 SK의 윤활유 사업은 2001년 3418억원의 매출을 기록, 국내 윤활유업계 최초로 매출 3000억원 시대를 열었다. 이후2003년 3966억원, 2005년 6769억원 등 지속적인 성장을 거듭했다.

인도네시아 윤활기유 공장이 완공된 2008년 이후에는 1조8798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지난해에는 2조34억원을 기록했다.

한경닷컴 권민경 기자 kyo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