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주 악플 스톱"…선플 파란등 200만개 켜졌다
"선플달기는 악플러들이 무한질주하는 인터넷도로의 사고지점에 신호등 달기인 셈이죠.4년여 만에 200만개 신호등이 세워졌습니다. "

2007년 5월 민병철 건국대 국제학부 교수 등과 한국경제신문이 주축이 돼 인터넷에서 칭찬과 격려의 댓글을 달아 악플을 퇴치하고 인터넷 문화를 바로잡자는 취지로 캠페인을 시작한 선플달기운동이 4년여 만에 작은 결실을 맺었다. 선플달기 운동이 시작된 지 1600여일(4년5개월)이 되는 6일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 홈페이지에 집계된 선플의 개수가 200만개를 넘어섰다. 하루 1250여개의 선플이 올라온 셈이다.

민병철 선플달기국민운동본부 이사장은 "2007년 1월 유명 여가수 유니가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한 것을 보고 충격을 받아 당시 가르치던 학생들에게 선플을 달아달라는 과제를 냈던 게 계기가 됐다"며 "4년여 동안 달린 200만개 선플이 인터넷상 '착한 소통'에 이바지했다"고 말했다. 운동시작 후 SK커뮤니케이션즈,신한은행 등 전국 2500여개의 학교와 단체가 이 운동에 참여하고 있다.

선플은 무작위로 올라오던 악플을 줄이는 효과로 이어졌다. 운동본부가 최근 실시한 설문분석 결과 악플을 습관처럼 달던 25.2%의 학생들이 선플운동 활동 후 3%로 크게 줄었다.

민 이사장은 "청소년들이 선플운동에 참여하는 건 자살 등 인명사고로 이어질수 있는 인터넷에서 '신호등'을 만드는 일과 비슷하다"고 의미를 전했다.

선플운동본부는 앞으로 매년 선플달기 주간인 11월에 학생들과 학부모,선플지지 연예인들이 참여하는 선플콘서트를 지속적으로 열어나갈 계획이다. 지난 4일 '선플의 날'을 맞아 서울 상문고에서 1000여명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이 참석한 가운데 '학교로 찾아가는 선플콘서트'를 열었다. 본부 측은 앞으로 대구,부산,광주 등에서 선플콘서트를 차례로 열 계획이다.

이날 '모범 선플 청소년 표창'을 받은 상문고 이규원 군(18)은 "선플은 선한 (善) 댓글이라는 뜻도 있지만 먼저 다는(先) 글이라는 의미도 내포하고 있다"며 "항상 먼저 다른 사람을 칭찬하고 격려한다면 지금보다 더 행복한 사회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행사에서는 선플 홍보대사로 위촉된 5인조 밴드 더 게이트와 걸그룹 라니아가 재능기부 차원에서 무료로 행사장을 찾아 노래를 불러 학생들의 환호를 받기도 했다. 역시 무료로 행사 사회를 본 방송인 서경석 씨는 "많은 이들이 악플에 상처를 받았지만 지금이라도 늦지 않았다"며 "서로에게 선한 글을 쓸 수 있도록 권한다면 인터넷 세상은 지금보다 훨씬 아름다워질 것"이라고 격려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