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계 관련 말못할 고민 털어놓으니 후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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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업승계, 아름다운 바통터치' 행사장에 감동의 웃음꽃
김영환 위원장, 부친 회고에 행사 참석 父子 함께 눈물
"오늘만은 말하지 않아도 손잡는 것만으로 서로 이해"
김영환 위원장, 부친 회고에 행사 참석 父子 함께 눈물
"오늘만은 말하지 않아도 손잡는 것만으로 서로 이해"
"하하하하~."
4일 오후 6시 제주시 해비치리조트 그랜드볼룸.레크리에이션 회사 레크이벤트의 이대룡 MC가 "프랑스어요? 나가 주세요"라고 하자 장내에서 떠나갈 듯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짬뽕이 어느 나라 말인지를 맞히는 질문에 대한 답치고는 너무 엉뚱한 대답이 나와서다.
이날 '가업승계,아름다운 바통터치' 행사장은 숙연함과 들뜬 분위기가 교차했다. 1세대와 2세대 기업인이 가슴에 담아 두었던 말을 어렵사리 꺼내야 했던 무거운 분위기도 잠시,서로를 더 잘 알게 됐다는 설렘과 즐거움이 장내를 가득 메웠다. 최완욱 수인터내셔널 부사장(28)은 "아버지와 단둘이 이렇게 오래 있어본 적이 언제인지 모른다"며 "멀리 오면서 같이 시간을 보낸 것 자체가 소통"이라고 말했다.
시작은 숙연했다.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이 부모와 자식 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최근 작고한 부친 얘기를 꺼내면서부터다. 김 위원장은 "치대를 졸업하고도 학생운동을 하느라고 효도 한번 제대로 못 했습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인공호흡기를 떼시고 '나를 용서해다오.나도 너를 용서한다'고 하셨습니다"며 "1 · 2세대 기업인 분들도 소통을 잘해야 천년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의 말에 감동해서인지 곳곳에서 1세대와 2세대가 서로 손을 맞잡거나 감싸안는 장면이 연출됐다.
한 2세대 기업인은 "평소 가업 승계와 관련해 말 못할 고민이 많았다. 아버지의 그늘을 넘어설 수 있을지 부담이 항상 컸다"며 "오늘만은 따로 말하지 않고 아버지와 손잡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은 참가자들은 윤태익 인(人)경영연구소장의 강연에서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연신 웃느라 바빴다. 윤 소장은 '다름을 통한 행복 소통법' 강연을 통해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슴,장(腸) 형으로 분류돼 사고 · 행동 방식이 다르고 부모 자식 간도 마찬가지"라며 "업무 추진 방식이나 의사소통 스타일을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우라"고 조언했다.
이어 진행된 레크리에이션 시간에는 참가자들 간 직접 소통을 도모하는 기회를 가졌다.
진행자가 "사업하느라 서로 눈 마주칠 시간도 없는데 오늘은 10초만이라도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의 장점을 칭찬해주라"고 분위기를 잡자 곳곳에서 "아들은 웃을 때 눈이 참 예뻐." "아버지는 콧대가 멋져요. " "엄마는 나이를 하나도 안 드시나봐요. " 등 훈훈한 대화가 오고 갔다.
다음 행사인 '붕어빵 골든벨'에서는 부모 자식이 한 쌍을 이뤄 팀 대항으로 상식 대결을 펼치며 하나가 됐다.
창업 2세대들은 준비된 화이트보드에 매직으로 '가업 승계 파이팅!''아버지 사랑해요' 등 재치있는 문구를 적어 흔들며 공중파 방송을 흉내내면서 분위기를 밝게 이끌었다. 손인국 이구산업 대표는 "일에만 열중하느라 아들과 함께 웃고 보낼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통해 친밀해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 행사에 참여한 강민경 세계공업 부장(24)은 "이제 막 가업에 뛰어들어 아버지를 이해하기 어려운 적도 많고 가업 승계를 해야 하나 고민도 많았다"며 "오늘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아버지의 모습을 다시 알게 되고 가업을 잘 이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게 됐다"고 말했다.
서귀포=김병근/정소람 기자 bk11@hankyung.com
4일 오후 6시 제주시 해비치리조트 그랜드볼룸.레크리에이션 회사 레크이벤트의 이대룡 MC가 "프랑스어요? 나가 주세요"라고 하자 장내에서 떠나갈 듯한 웃음소리가 터져 나왔다. 짬뽕이 어느 나라 말인지를 맞히는 질문에 대한 답치고는 너무 엉뚱한 대답이 나와서다.
이날 '가업승계,아름다운 바통터치' 행사장은 숙연함과 들뜬 분위기가 교차했다. 1세대와 2세대 기업인이 가슴에 담아 두었던 말을 어렵사리 꺼내야 했던 무거운 분위기도 잠시,서로를 더 잘 알게 됐다는 설렘과 즐거움이 장내를 가득 메웠다. 최완욱 수인터내셔널 부사장(28)은 "아버지와 단둘이 이렇게 오래 있어본 적이 언제인지 모른다"며 "멀리 오면서 같이 시간을 보낸 것 자체가 소통"이라고 말했다.
시작은 숙연했다. 김영환 국회 지식경제위원장이 부모와 자식 간 소통의 중요성을 강조하기 위해 최근 작고한 부친 얘기를 꺼내면서부터다. 김 위원장은 "치대를 졸업하고도 학생운동을 하느라고 효도 한번 제대로 못 했습니다. 그런데도 아버지는 돌아가시기 전에 인공호흡기를 떼시고 '나를 용서해다오.나도 너를 용서한다'고 하셨습니다"며 "1 · 2세대 기업인 분들도 소통을 잘해야 천년기업이 될 수 있습니다"고 당부했다. 김 위원장의 말에 감동해서인지 곳곳에서 1세대와 2세대가 서로 손을 맞잡거나 감싸안는 장면이 연출됐다.
한 2세대 기업인은 "평소 가업 승계와 관련해 말 못할 고민이 많았다. 아버지의 그늘을 넘어설 수 있을지 부담이 항상 컸다"며 "오늘만은 따로 말하지 않고 아버지와 손잡는 것만으로도 서로를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소통의 중요성을 깨달은 참가자들은 윤태익 인(人)경영연구소장의 강연에서는 언제 그랬느냐는 듯 연신 웃느라 바빴다. 윤 소장은 '다름을 통한 행복 소통법' 강연을 통해 "모든 사람은 태어날 때부터 머리,가슴,장(腸) 형으로 분류돼 사고 · 행동 방식이 다르고 부모 자식 간도 마찬가지"라며 "업무 추진 방식이나 의사소통 스타일을 서로 이해하고 소통하는 법을 배우라"고 조언했다.
이어 진행된 레크리에이션 시간에는 참가자들 간 직접 소통을 도모하는 기회를 가졌다.
진행자가 "사업하느라 서로 눈 마주칠 시간도 없는데 오늘은 10초만이라도 서로를 바라보고 서로의 장점을 칭찬해주라"고 분위기를 잡자 곳곳에서 "아들은 웃을 때 눈이 참 예뻐." "아버지는 콧대가 멋져요. " "엄마는 나이를 하나도 안 드시나봐요. " 등 훈훈한 대화가 오고 갔다.
다음 행사인 '붕어빵 골든벨'에서는 부모 자식이 한 쌍을 이뤄 팀 대항으로 상식 대결을 펼치며 하나가 됐다.
창업 2세대들은 준비된 화이트보드에 매직으로 '가업 승계 파이팅!''아버지 사랑해요' 등 재치있는 문구를 적어 흔들며 공중파 방송을 흉내내면서 분위기를 밝게 이끌었다. 손인국 이구산업 대표는 "일에만 열중하느라 아들과 함께 웃고 보낼 시간이 많지 않았는데 오늘 레크리에이션 시간을 통해 친밀해진 기분"이라고 말했다.
이번에 처음 행사에 참여한 강민경 세계공업 부장(24)은 "이제 막 가업에 뛰어들어 아버지를 이해하기 어려운 적도 많고 가업 승계를 해야 하나 고민도 많았다"며 "오늘 프로그램을 통해 그동안 몰랐던 아버지의 모습을 다시 알게 되고 가업을 잘 이어야겠다고 마음을 다잡게 됐다"고 말했다.
서귀포=김병근/정소람 기자 bk11@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