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중앙은행(Fed)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2%대에서 1%대로 대폭 낮춰 잡았다. 벤 버냉키 Fed 의장은 추가 경기부양책으로 Fed가 모기지(주택담보대출) 담보부 증권인 MBS를 시중에서 다시 대거 사들일 수 있다고 시사했다.

Fed는 2일 통화정책결정기구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연 뒤 올해 성장률 전망치를 지난 6월의 2.7~2.9%에서 1.6~1.7%로 하향 조정했다. 지난 1월 전망한 성장률 3.4~3.9%에서 2%포인트가량 낮춘 것이다. 내년 전망치도 종전 3.3~3.7%에서 2.5~2.9%로 수정했다. 올해와 내년 실업률 전망치는 8.6~8.9%에서 9.0~9.1%,7.8~8.2%에서 8.5~8.7%로 각각 상향 조정했다.

FOMC 발표문은 경기 전망에 상당한 하강 리스크가 있다고 명시했다. 버냉키 의장은 FOMC 회의 뒤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나도 경제 상황에 만족하지 못한다"며 "실업률은 너무 높고 경제가 원하는 만큼 성과를 보이지 못하고 있다"고 털어놨다. 그는 "유로존 국가들의 대응이 다소 실망스럽다"고 평가하면서 유로존 재정위기 및 이와 관련한 금융시장 불안을 리스크의 주요인으로 꼽았다.

Fed는 이에 따라 제로금리(0~0.25%) 기조를 2013년 중반까지 유지한다는 기존 방침을 바꾸지 않기로 했다. 보유 중인 단기 국채를 파는 대신 장기 국채를 사들여 장기 금리를 낮추는 오퍼레이션 트위스트도 지속하기로 했다. 향후 경기 상황을 봐가면서 추가 부양책을 쓸 수 있다는 가능성까지 열어놨다.

버냉키 의장은 "추가 부양책이 테이블 위에 여전히 놓여 있다"고 말했다. Fed가 MBS를 대량으로 재매입해 주택시장을 부양할 것이냐는 질문에 "침체된 주택시장이 빠른 경기 회복을 가로막고 있다"고 언급했다.

그는 때문에 "MBS 재매입 정책은 살아 있는 옵션"이라면서 "분명히 검토할 수 있는 정책"이라고 강조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