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차가 중국 공장 증설을 추진한다는 소식에도 관련 부품주들은 엇갈린 주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시 전문가들은 증설에 따른 수혜의 가시성 여부에서 차이가 나면서 수급이 엇갈리고 있다고 분석했다.

3일 오후 2시24분 현재 현대위아는 전날대비 3.88% 오른 16만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만도(-2.33%), 현대모비스(-2.75%) 하락하고 있다. 기아차도 0.92% 내림세다.

기아차는 전날 중국 3공장 증설을 추진한다고 발표했다. 기아차는 중국 현지 공장을 2010년부터 증설해 올해 기존 13만대에서 43만대 생산체제를 구축했다. 최근 K2 및 K5 투입에 따른 판매량 증가로 지난 10월 기준 중국공장 가동률은 100%를 상회하고 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중국에서 1, 2위를 지키고 있는 폭스바겐(VW)과 제너럴모터스(GM)와의 경쟁에서 크게 밀릴 것이라는 위협감을 느낀 것에 따른 결정"이라고 진단했다. 폭스바겐은 오는 2013년까지 총 300만대, 제너럴모터스는 200만대의 생산능력을 확보할 것으로 예상되나 현대·기아차의 연간 생산능력은 현재 143만대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기아차 증설 발표로 증시에서도 수혜주 찾기에 분주하다. 전문가들은 우선 현대위아를 지목했다.

양희준 메리츠종금증권 연구원은 "기아차 증설의 최대 수혜주는 현대위아"라며 "기아차 공장 증설에 따른 협력 업체들의 동반 증설이 불가피한 가운데 이들의 설비투자 수요는 현대위아 기계 부문 신규 수주에 긍정적이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최대 고객사인 기아차의 증설이 완료된 후에는 자동차부품 부문의 가파른 성장이 예상된다"며 "증설 과정에서는 설비 납품으로 인한 기계 부문 성장이 담보된다"고 강조했다.

반면 현대모비스에는 기대감 보다는 최근 불거진 수익성 둔화 우려가 주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고 연구원은 "현대모비스의 지난 3분기 영업이익이 시장기대치를 밑돌았다"면서 "올 4분기에도 외형 확대는 기대되나 마진이 회복되기에는 계절적으로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지난 3분기 핵심부품의 비중이 41%까지 증가했음에도 모듈사업부의 마진은 7.2%까지 하락했다.

현대위아와 시가총액 차이가 1조원 정도인 만도의 경우에는 기관의 포트폴리오 교체 차원에서의 종목 갈아타기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에 무게가 실린다. 만도와 현대위아의 시가총액은 각각 3조4000억여, 4조1000억여원 정도다.

한 증권사 연구원은 "기아차 중국 공장 증설로 만도의 수혜도 기대할 수 있으나 대형 투자자 입장에서는 만도보단 반사적 이익 개선 가시성이 높은 현대위아를 우선 보는 것 같다"면서 "일부에선 만도를 처분하고 현대위아를 매수하는 것 같다"고 진단했다.

궁극적으로는 증설 이슈가 부품주에게 긍정적이란 판단이다. 남경문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만도의 국내공장 영업이익률은 6.3%이나 중국공장은 13.7%"라면서 "기아차의 중국 공장 생산 능력 확대는 자동차 부품업체의 이익 믹스를 개선하는 기회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