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17년 동안 부인을 방치한 유책배우자 남편은 이혼을 청구할 자격이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남편 김모씨(58)가 부인 이모씨(56)을 상대로 낸 이혼 청구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3일 밝혔다.

재판부는 “혼인 파탄의 주된 책임이 김씨에게 있고,부인 이씨가 오기나 복수심으로 이혼에 응하지 않고 있다고 볼 증거가 없다는 이유로 김씨의 이혼청구를 기각한 원심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1981년 이씨와 혼인신고를 한 김씨는 1989년 함께 살던 집 이삿날 집에 돌아오지 않았고,나중에 집 주인을 통해 이사간 집 주소를 알게 됐음에도 이씨를 찾아가지 않았다.1989년부터 2006년까지 별거기간 동안 이씨는 교통사고로 치료를 받는 상황에서도 남편 김씨의 행방을 수소문하는 한편 2006년에는 경찰의 도움을 받아 김씨의 거주지를 찾아내기도 했다.그러나 김씨는 “부인의 의부증 및 악담으로 혼인관계가 파탄났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냈다.

이고운 기자 cca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