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투자 인구 500만명 시대. 10명 중 1명이 대박을 꿈꾸며 주식시장에 뛰어들고 있다.

정작 주식으로 돈 번 사람은 얼마나 있을까? 주위를 돌아보면 거의 없다는 사실을 금방 알게 된다. 한국 주식 시장은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는데 왜 정작 돈을 벌었다는 사람은 없는 것일까.

'주식투자 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은 이런 의문에 답을 주고자 하는 책이다. 경제지에서 3년간 증권기자로 근무한 저자는 막대한 자금력을 이용해 시장을 뒤흔드는 외국인과 기관, 수수료 수익만 신경쓰는 증권사가 공존하는 한국 주식시장에서 원칙 없는 개인투자자들이 돈을 벌기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13년 동안 2700%라는 경이로운 수익률을 기록한 한 미국 펀드의 투자자 절반은 수익을 거두지 못했다. 꼭지에 올라서면 몰리고, 떨어지면 공포에 질려 주식을 털어 버리는 개인투자자들의 습성 때문이다.

주식투자를 해 본 사람이라면 대형주와 중소형주에 골고루 투자해 위험을 줄여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하지만 현실에선 테마주, 작전주에 투자해 한탕을 노리는 사람이 더 많다. 증권사들도 금융투자업 발전을 위해 투자대회를 연다고 하지만 실상은 경쟁을 부추겨 수수료로 한 몫 챙기겠다는 속내를 깔고 있다.

저자는 개인투자자들이 주식시장에서 승리할 수 없는 이유를 나열해 확고한 투자원칙 없는 매매는 지양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는 투자원칙 정립이 어렵다면 차라리 펀드나 랩어카운트 등 전문가가 운용하는 금융상품에 가입할 것을 권유한다. 그것도 아니라면 인덱스펀드에 돈 넣어두고 마음 편하게 살라는 얘기다.

이 책에는 재무제표를 어떻게 해석해야 하는지, 차트를 어떻게 살펴야 한다는 등의 머리 아픈 이야기는 없다. '추세매매가 좋은지 가치투자가 좋은지'와 같은 매매전략 이슈에 대한 판단도 없다.

옆에서 소설을 읽어주듯 주식시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하고 생생한 실제 사례들이 채워져 있다. 증권기자 생활을 하면서 얻은 시장의 이야기와 누구나 원론적으로는 알고 있으나 실체가 무엇인지는 잘 모르는, 하지만 꼭 알아야 하는 살아있는 이야기들을 중립적인 시각으로 담아냈다.

시장의 메커니즘과 심리, 흐름을 제대로 몰라서 늘 손해 보고 뒤늦게 후회하는 투자자라면 이 책이 현명한 투자자로 거듭날 수 있도록 도움을 줄 것이다.

정순우 지음/참돌/1만5000원/272쪽
[서평]주식투자 하기 전에 알았더라면 좋았을 것들
한경닷컴 최성남 기자 sula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