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자회사 반발에 이어 정부까지 우리금융지주의 카드사업 분리 방침에 난색을 표하면서 내년 초 우리카드 ‘독립’이 불투명해졌다.

금융위원회 관계자는 30일 “우리카드 분사 문제는 국내 카드시장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야 한다”며 “내부적으로 우리카드 분사가 시기상조란 시각이 지배적”이라고 말했다.

금융위에서 부정적 기류가 팽배한 것은 카드사들의 외형확대 경쟁이 가계부채를 증가시킨 원인 가운데 하나로 지목되고 있어서다.전업계 카드사를 추가로 허용하면 무분별한 카드 발급 등 과열 경쟁을 부추길 수 있다는 얘기다.시장구조 개선에 초점을 맞춘 카드 종합대책이 연말께 발표될 예정이란 점도 우리카드 분사에 악재다.

우리금융측은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지난달 이사회에서 우리카드 분사를 의결하는 등 내년 초 설립을 기정사실화하고 있었기 때문이다.회사 관계자는 “설립 인가권을 가진 금융위를 상대로 계속 설득할 수밖에 없지 않겠느냐”고 전했다.

우리금융으로선 계열사 반발도 신경쓰이는 대목이다.우리은행 임원 중 상당수는 내심 우리카드 분사에 반대하고 있다.카드 자산을 통째로 떼어줘야 해서다.우리은행과 경남은행 광주은행 등 계열사 노조협의회 역시 카드 분사에 반대한다는 명분으로 지난달부터 서울 회현동 우리금융 본사에서 천막 농성을 벌여왔다.

조재길 기자 roa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