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슬아슬 10cm 남기고…방콕 수몰 위기 간신히 넘겨
태국 수도 방콕이 수몰 위기를 간신히 넘겼다. 짜오프라야강 수위가 범람 10㎝ 직전에서 상승을 멈췄기 때문이다. 태국 정부는 중대 고비를 넘겼다고 판단하고 있다. 그러나 아직 만조 기간이 남아 있어 안심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완전히 물이 빠지는 데는 몇 주 더 걸릴 전망이다.

태국 일간 방콕포스트는 짜오프라야강이 범람하지 않아 방콕이 수몰 위기를 넘겼다고 30일 보도했다. 잉락 친나왓 총리는 "방콕 북부 아유타야,나콘사완주의 강물 수위가 낮아지는 등 상황이 호전되고 있다"고 말했다. 짜오프라야강이 넘치지 않은 것은 만조 때 바닷물 수위가 예상보다 낮았기 때문이다. 지난 27일 태국 정부는 바닷물 수위가 최고치에 달하는 29일 저녁 짜오프라야강의 수위가 홍수방지벽 높이보다 15㎝ 높은 2.65m까지 상승할 것으로 예상하고 주민들에게 대피를 권고했다.

현재 짜오프라야강의 수위는 홍수방지벽보다 10㎝ 낮은 2.4m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다. 태국 해군은 "만조가 끝나는 31일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현재 방콕 50개구 가운데 돈므앙과 사이마이 등 북쪽,서쪽 15개구는 침수된 상태다. 물이 빠지는 데는 앞으로 약 한 달이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태국 정부는 27일부터 31일까지 선포한 임시공휴일 기간을 연장하는 방안도 검토했으나,위기가 한풀 꺾이며 이를 연장하지 않기로 했다. 군부도 병력 5만명을 추가 투입할 방침이다. 철도청은 중부 롭부리,아유타야,나콘사완주 등에서 한 달 만에 철도 운행을 재개했다.

한편 이번 홍수로 PC와 카메라 가격 인상이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IHS 아이서플라이는 태국 하드디스크(HDD) 생산량이 4분기 약 30% 감소할 것으로 내다봤다. 태국은 세계 2위의 HDD 수출국이다. 최근 HDD 업체들은 최대 40% 가격 인상을 단행했다. 대만 컴퓨터업체 에이서는 11월 중순께 컴퓨터 가격을 올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태국에 DSLR과 렌즈 생산공장을 운영 중인 니콘은 재고로 버티고 있고 소니는 신제품 발표를 연기했다.

임기훈 기자 shagg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