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로존 10시간 밤샘 협상…재정위기 '종합처방전' 내놨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금융협회장 가슴에 메르켈이 총 겨눈 채 합의 이끌어냈다"
돌파구 찾은 유로존, 금융시장 불안 진정
돌파구 찾은 유로존, 금융시장 불안 진정
"새벽 2시에 도쿄 증시가 개장했고 3시에는 싱가포르 증시가 열렸지만 협상은 난항을 계속했다. 마침내 새벽 4시 상하이와 홍콩 증시가 열릴 때쯤 합의에 도달했다. 길고도 긴 밤샘 토론이었지만 마침내 돌파구가 마련된 것이다. "(독일 슈피겔)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10시간에 걸친 밤샘 협상 끝에 재정위기 종합대책에 합의했다. EU 정상들은 △그리스 국채 탕감(헤어컷) 비율 50%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보증 규모 1조유로 이상으로 확대 △1060억유로 규모로 은행 자본확충 등에 합의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밤샘 협상을 마친 뒤 "그리스 문제에 관한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았다"고 평했다. EU 정상들이 재정위기 '방화벽'을 마련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가라앉을 수 있게 됐다.
◆ 그리스 국채 헤어컷 50%
EU 정상들은 유럽 은행들의 그리스 국채에 대한 탕감 비율을 50%로 결정,그리스가 갚아야 할 빚이 1000억유로 줄어들게 됐다. 지난 7월 EU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국채 탕감률을 21%로 정했지만 석 달 만에 30%포인트가량 높인 것.EU 정상들은 찰스 달라라 국제금융협회(IIF) 회장을 참석하도록 한 뒤 50% 헤어컷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했다. 헤어컷 비율 50%는 그리스 재정위기 문제를 해결할 '매직넘버'로 불려왔다.
유럽 은행들은 "은행들의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도산하는 은행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지만 "은행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강제로 탕감할 것"이라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압박에 무너졌다. 슈피겔은 "유로존 정부를 대표한 메르켈 총리가 국제금융협회장 가슴에 총을 겨눈 채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언급했다.
◆ 1조 유로 효과 유럽기금
EU 정상들은 유럽기금의 실질 금융효과를 1조유로 규모로 키우기로 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재정위기 국가가 새로 발행하는 국채에 대해 일정 부분 보증을 해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것.현재 4400억유로 규모 유럽기금은 이미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으로 지원금이 빠져나가고 2500억유로만 남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유럽기금의 보증 기능을 활용해 2500억유로를 가지고도 1조유로와 같은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금 효과를 1조유로로 키우겠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확대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중국 등 신흥국 자금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럽기금에 참여하는 방안을 계속 논의 중이다.
◆ 1060억 유로 은행 자본확충
유럽 은행들의 자본확충 규모는 1060억유로로 확정됐다. 유럽금융감독청(EBA)이 유럽 주요 91개 은행의 핵심자기자본비율을 9%로 높일 경우 필요한 확충 자본 규모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유럽 은행들은 내년 6월까지 자본확충 작업을 마쳐야 한다.
이 같은 은행 자본확충 규모가 충분한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 올초 시행된 91개 유럽 은행의 스트레스테스트가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는 등 엄격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자본확충 규모와 관련해 IMF는 200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추산했고,금융권에선 3600억유로가 필요하다는 전망도 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자국 은행들의 자본 확충과 관련,"핵심 자기자본비율을 9%가 아닌 10%를 적용할 것"이라며 "그래야만 은행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그리스에 1000억 유로 신용공여
유로존은 2014년까지 그리스에 1000억유로 규모 추가 신용대출(크레디트라인)을 시행키로 했다. 신용대출 조건은 2020년까지 그리스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현재 160%에서 120%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 재정위기에 대한 남은 불씨를 확실히 없애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유로존은 이탈리아에 대한 압박 작업도 병행해 앞으로 3년간 이탈리아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현재 120%에서 113%까지 낮추기로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
재정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연합(EU) 정상들이 27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10시간에 걸친 밤샘 협상 끝에 재정위기 종합대책에 합의했다. EU 정상들은 △그리스 국채 탕감(헤어컷) 비율 50%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보증 규모 1조유로 이상으로 확대 △1060억유로 규모로 은행 자본확충 등에 합의했다.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밤샘 협상을 마친 뒤 "그리스 문제에 관한 영구적인 해결책을 찾았다"고 평했다. EU 정상들이 재정위기 '방화벽'을 마련함에 따라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이 가라앉을 수 있게 됐다.
◆ 그리스 국채 헤어컷 50%
EU 정상들은 유럽 은행들의 그리스 국채에 대한 탕감 비율을 50%로 결정,그리스가 갚아야 할 빚이 1000억유로 줄어들게 됐다. 지난 7월 EU 정상회의에서 그리스 국채 탕감률을 21%로 정했지만 석 달 만에 30%포인트가량 높인 것.EU 정상들은 찰스 달라라 국제금융협회(IIF) 회장을 참석하도록 한 뒤 50% 헤어컷을 받아들이도록 압박했다. 헤어컷 비율 50%는 그리스 재정위기 문제를 해결할 '매직넘버'로 불려왔다.
유럽 은행들은 "은행들의 재무상태가 악화되고 도산하는 은행도 적지 않을 것"이라고 반발했지만 "은행들이 동의하지 않으면 강제로 탕감할 것"이라는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의 압박에 무너졌다. 슈피겔은 "유로존 정부를 대표한 메르켈 총리가 국제금융협회장 가슴에 총을 겨눈 채 합의를 이끌어냈다"고 언급했다.
◆ 1조 유로 효과 유럽기금
EU 정상들은 유럽기금의 실질 금융효과를 1조유로 규모로 키우기로 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등 재정위기 국가가 새로 발행하는 국채에 대해 일정 부분 보증을 해 자금조달을 원활하게 하겠다는 것.현재 4400억유로 규모 유럽기금은 이미 그리스 아일랜드 포르투갈 등으로 지원금이 빠져나가고 2500억유로만 남은 상황이다. 이에 대해 유럽기금의 보증 기능을 활용해 2500억유로를 가지고도 1조유로와 같은 효과를 보겠다는 것이다.
그러나 기금 효과를 1조유로로 키우겠다는 것 외에 구체적인 확대 방안은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중국 등 신흥국 자금이나 국제통화기금(IMF)이 유럽기금에 참여하는 방안을 계속 논의 중이다.
◆ 1060억 유로 은행 자본확충
유럽 은행들의 자본확충 규모는 1060억유로로 확정됐다. 유럽금융감독청(EBA)이 유럽 주요 91개 은행의 핵심자기자본비율을 9%로 높일 경우 필요한 확충 자본 규모를 그대로 적용한 것이다. 유럽 은행들은 내년 6월까지 자본확충 작업을 마쳐야 한다.
이 같은 은행 자본확충 규모가 충분한지에 대해선 논란의 여지가 남아 있다. 올초 시행된 91개 유럽 은행의 스트레스테스트가 그리스 디폴트 가능성을 반영하지 않는 등 엄격하게 진행되지 않았다는 지적이 있기 때문이다. 자본확충 규모와 관련해 IMF는 2000억유로가 필요하다고 추산했고,금융권에선 3600억유로가 필요하다는 전망도 있다. 에반겔로스 베니젤로스 그리스 재무장관은 이날 자국 은행들의 자본 확충과 관련,"핵심 자기자본비율을 9%가 아닌 10%를 적용할 것"이라며 "그래야만 은행들이 살아남을 수 있다"고 말했다.
◆ 그리스에 1000억 유로 신용공여
유로존은 2014년까지 그리스에 1000억유로 규모 추가 신용대출(크레디트라인)을 시행키로 했다. 신용대출 조건은 2020년까지 그리스가 국내총생산(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현재 160%에서 120%로 낮춰야 한다는 것이다. 그리스 재정위기에 대한 남은 불씨를 확실히 없애겠다는 의도로 분석된다. 이와 함께 유로존은 이탈리아에 대한 압박 작업도 병행해 앞으로 3년간 이탈리아의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을 현재 120%에서 113%까지 낮추기로 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