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6년 그 좋다던 변호사직을 헌신짝처럼 내던졌다던 박원순 범야권 서울시장 후보가 2004년 소송가액 566억원짜리 국제소송에서 다국적기업의 변호를 맡았던 사실이 드러났다. 박 후보는 킴벌리클라크와 국내 합작회사인 유한킴벌리가 LG생활건강 등을 상대로 낸 기저귀 특허소송 항소심에서 김앤장과 함께 킴벌리클라크 측을 변호했다. 기저귀 소송은 킴벌리클라크가 쌍용제지 대한펄프 LG생활건강 등 국내 3개 업체를 상대로 무려 13년이나 끈 초대형 국제 소송이었다. 소송 당시 유한킴벌리 사장이 문국현 전 창조한국당 대표였다는 것도 아이로니컬한 일이다.

우리는 박 후보가 변호사로서 거대 다국적기업을 변호한 일 그 자체에 대해서는 비판할 이유가 없다고 본다. 문제는 그가 유독 국내 대기업들에 대해 적의를 가지고 비판하고 압력을 넣고 두들겨 패며 그리고 기어이 협찬금을 긁어냈다는 점이다. 아마 킴벌리클라크가 박 변호사를 고용한 것도 국내 대기업에 대해 갖고 있는 좌파 시민단체의 힘을 높이 평가한 결과였고,그것에 걸맞은 거액의 수임료를 지불했을 것이다. 다국적 재벌이 한국 대기업을 상대하는 데는 역시 좌파 시민단체를 앞세우는 것이 딱이었을 것이라는 얘기다.

박 후보가 설립을 주도했던 참여연대도 이런 점에선 매한가지다. 참여연대 등 좌파 시민단체들은 지난 주말 서울광장 여의도 등지에서 '서울을 점령하라(Occupy Seoul)' 시위를 벌였다. 하지만 한국을 국제 투기자본들의 놀이터로 만든 장본인인 참여연대가 반(反)투기자본을 외치는 것은 소가 웃을 일이다. 이른바 재벌 지배구조 개선이란 미명 아래 월가의 투기자본들과 공동 작전을 벌였던 것이 참여연대다. 그 결과 타이거펀드,소버린,칼 아이칸 등이 SK텔레콤 KT&G 등과 같은 국내 알짜기업들을 흔들고 먹튀한 게 불과 몇해 전 일이다. 참여연대가 국내 대기업을 공격하는 동안,월가 투기자본들은 막대한 이득을 챙겼고,박원순의 아름다운재단은 대기업들로부터 후원금을 뜯어냈다. 그 후원금은 다시 참여연대로 흘러갔다. 지금 그들은 무엇을 한다는 것인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