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석열 대통령 탄핵을 촉구하는 시국선언에 동참한 인천여자고등학교 학생들을 조롱하는 글이 SNS에 게시되고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교육 당국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조사에 나섰다.10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여고 학생회는 최근 시국선언문을 통해 "우리는 이 나라의 주인으로서, 우리의 움직임이 대통령을 탄핵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렇기에 우리는 움직인다"며 윤 대통령의 탄핵을 촉구했다.시국선언문 발표 후 한 네티즌은 엑스(X·옛 트위터)에 시국선언문을 공유한 인천여고 학생들의 이름을 적으며 욕설을 함께 올렸다. 또 다른 게시글에는 'OO들 단체로 뭐 잘못 먹었나' 등의 메시지가 캡처돼 올라오기도 했다.이에 다른 네티즌은 "주변 고등학교 학생들이 (인천여고 시국선언문) SNS 글에 '좋아요'나 댓글을 남긴 인천여고 학생들의 계정을 들어가서 얼굴 평가를 하고 조롱하고 있다"며 "용기를 낸 학생들이 피해를 보고 있다"며 의혹을 제기했다.이어 "이게 딥페이크 영상물이나 각종 범죄로 악용될 수도 있다"며 "근데 학교 내부에서는 '쉬쉬'하는 분위기라 조용히 게시물만 내려가는 식으로 무마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인천시교육청은 사실관계를 파악하기 위해 피해 학생을 중심으로 조사에 착수했다. 인천시 교육청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학교폭력으로 접수하고 학교 측에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며 "관련자가 다수 있는 것으로 추정되지만 누가 글을 썼는지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고 말했다.진영기 한경닷컴 기자 young71@hankyung.com
박장범 신임 KBS(한국방송공사) 사장이 취임했다.박장범 사장은 10일 KBS 사내 게시판에 게재한 취임사 영상을 통해 "비상계엄 사태로 민주주의 질서와 헌법 가치가 위협받는 국정 혼란 상황에서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엄중한 책임감을 느낀다며, KBS의 주인인 국민만 바라보고 공영방송 본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어떠한 권력이나 부당한 압력에도 굴하지 않고 공영방송이라는 네 글자에 담긴 신뢰와 공정, 품격, 정치적 독립을 지켜내겠다"며 "비상계엄 사태로 촉발된 국정 혼란 속에서 신뢰할 수 있는 공정한 보도와 방송을 원하는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이어 "정파적·편향적인 인사, 보복성 인사나 징계, 편 가르기와 줄서기 문화는 이제 KBS에서 사라져야 한다"며 앞으로 능력 중심의 인사를 통해 일 중심 조직을 만들고 더 나은 방송 콘텐츠를 만들어 내겠다"고 거듭 강조했다.다만 이날 오전 10시로 예정됐던 박장범 사장의 취임식은 내부 구성원의 반발에 취소됐다.이날 0시부터 하루 총파업에 돌입한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박 사장 취임식을 앞두고 서울 영등포구 KBS 본관 곳곳을 점거했다.KBS본부 쟁의대책위는 "현재 KBS는 아침 뉴스를 시작으로 뉴스와 방송들이 결방 또는 축소되고 있다"며 "수신료로 운영되는 KBS의 결방과 축소는 국민분들의 불편으로 이어진단 면에서 KBS본부는 국민들께 죄송하다. 단 이번 파업은 공정방송 장치를 모두 해체한 내란수괴 윤석열의 하수인들의 책임을 묻기 위함이다"며 박장범 사장 사퇴 촉구 등을 주장하며 총파업에 나섰다.KBS 같이노조
경찰 국가수사본부 특별수사단이 10일 한덕수 국무총리에게 출석을 요구했다. 출석 요구에 응하지 않을 경우 강제수사에 나선다는 방침이다.특별수사단은 이날 비상계엄 선포 전후 열린 국무회의에 참석한 한 총리 등 국무위원과 조태용 국가정보원장 등 11명에게 출석을 요구했으며 이 중 1명은 소환조사에 응했다고 밝혔다.출석 대상자 가운데 최고위급인 한 총리는 피의자 신분으로 전환됐다. 한 총리는 더불어민주당 등으로부터 내란죄 혐의로 국수본에 고발된 바 있다.특별수사단은 "피고발인들이 출석을 거부하면 강제수사를 포함한 법적 절차를 신속하게 진행할 예정"이라고 말했다.한 총리를 비롯한 국정 책임자들이 피의자 또는 참고인으로 수사기관에 소환되면서 당분간 국정 혼란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당시 국무회의에는 한 총리를 비롯해 최상목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용현 국방부 장관, 이상민 행정안전부 장관, 박성재 법무부 장관, 조태열 외교부 장관, 김영호 통일부 장관, 조규홍 보건복지부 장관, 오영주 중소벤처기업부 장관, 송미령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등이 참석한 것으로 파악됐다.현재 국무회의 구성원은 대통령과 총리, 국무위원(장관급) 19명 등 총 21명이다. 의사 정족수와 의결 정족수는 각각 11명, 8명이다. 국무위원은 아니지만, 조 원장도 당시 국무회의에 배석했던 것으로 전해졌다.오세성 한경닷컴 기자 ses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