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 강남지역 아파트 전셋값이 추석 연휴 이후 한 달 새 최대 1억원까지 떨어졌다. 목동과 강북지역 아파트도 하락폭은 크지 않지만 내림세를 보여 겨울방학 학군 수요가 나타나는 다음달 전세시장 동향이 주목된다.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지난달까지 전셋값이 4억원을 웃돌던 서울 대치동 은마아파트 전용면적 76㎡가 최근 3억원에 나갔다. 일원동 개포우성7차 전용 83㎡는 6000만원 하락한 3억9000만원 선에 전세계약이 이뤄지고 있다. 잠실동 잠실트리지움 전용 84㎡는 4억9000만~5억원으로 6000만원가량 낮아졌다.

대치동 오세유공인의 김형찬 대표는 "추석 연휴가 끝나고 수요가 줄면서 은마아파트 전셋값이 떨어지기 시작했다"며 "단지 전체로 보면 평균 7000만원 이상 하락했다"고 전했다. 초원공인의 김춘배 대표는 "청실 · 우성아파트 재건축에 따른 이주 수요가 인근 대치 3 · 4동과 서초 송파의 다세대 빌라로 옮겨간 데다 학기 중이어서 학군 수요까지 잠잠해 하락폭이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중계동과 목동 등 서울 비강남권 지역 아파트 전셋값도 2000만~3000만원가량 하락했다. 목동 3단지 전용 64㎡는 3000만원 하락한 2억5000만원 선,중계동 주공5단지 전용 84㎡는 2000만원 떨어진 3억원에 매물이 나와 있다. 목동 나눔공인의 박정림 대표는 "한 달 전만 해도 목동 3단지 전용 64㎡는 2억8000만원에도 전세 물건을 찾기 힘들었지만 지금은 2억5000만원에도 거래가 안 된다"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겨울방학 학군 수요가 몰리기 시작하는 다음달 이후 전셋값 하락세 지속 여부가 결정날 것으로 예상했다. 부동산정보업체 부동산114의 김규정 리서치센터본부장은 "전셋값 급등으로 세입자들이 서둘러 전세계약을 맺어 전세시장이 조정 국면에 들어섰다"며 "매매시장 침체와 월세 비중 증가로 전세 수요가 꾸준하게 이어져 겨울방학을 앞두고 오름세를 보일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박한신 기자 hansh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