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프랑스 화장품업체 로레알의 상속녀 릴리안 베탕쿠르(88)가 후견인의 보호를 받게 됐다.

파리 쿠르브부아 법원은 7일(현지시간) 베탕쿠르가 알츠하이머병을 앓고 있어 후견인이 필요하다는 판결을 내렸다. 법원은 베탕쿠르의 건강과 생활을 책임질 후견인으로 장손 빅토르 메이예를 지명했다. 부동산과 자산 관리 후견인으로는 소송을 제기한 그의 딸 프랑수아즈와 2명의 손자가 선임됐다.

베탕쿠르는 170억유로(27조원) 상당의 자산을 보유하고 있다.법원의 결정에 대해 소송 당사자인 딸 프랑수아즈는 안도감을 표시했다. 그러나 베탕쿠르 측은 “대단히 실망스러운 판결”이라며 항소하기로 했다.

이번 법원 결정을 앞두고 베탕쿠르는 주간지 르주르날뒤디망슈와의 인터뷰에서 잠을 이루지 못하고 있다면서 후견인 지정을 받게 되면 외국으로 나가겠다고 위협하는 등 극도의 불안감을 호소했다.

‘베탕쿠르 스캔들’은 프랑수아즈가 어머니의 친구인 사진작가 프랑수아 마리 바니에를 상대로 10억유로 상당의 현금과 고가 미술품을 가로챘다며 소송을 제기하면서 시작됐다. 그러나 이 사건이 진행되는 와중에 정치자금 수수 의혹이 불거져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의 최측근이던 에릭 뵈르트 전 노동장관이 물러나는 등 정치권으로 불똥이 튀기도 했다.

김희경 기자 hk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