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지난 3분기 9.1%의 경제성장률을 기록했다고 중국 국가통계국이 18일 밝혔다. 3분기 연속 성장률이 떨어진 데다 경기둔화 속도도 시장의 예상보다 빨라 중국 경기에 대한 불안감이 가시지 않고 있다.

중국의 경제성장률은 지난해 4분기 9.8%에서 올해 1분기 9.7%,2분기 9.5%로 계속 떨어졌다. 전문가들은 당초 3분기 성장률을 9.2~9.3%로 예측했었다. 지난달 수출이 7개월 만에 가장 낮은 증가율을 기록했고,100대 주요 도시 주택가격도 올 들어 처음 하락세로 돌아섰다.

그러나 산업생산,소매판매,고정자산투자 등 관련 지표들은 지난달에 비해 반등했거나 시장의 전망치를 웃돌아 성장률 둔화세가 곧 진정될 것이라는 전망도 있다.

◆성장률 낮지만 산업생산 등 호조

중국의 경제성장률이 예상보다 빠르게 떨어지자 4분기 이후 경기둔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3분기 국내총생산(GDP)증가율 9.1%는 예상치보다 다소 낮은 수준이다. 그러나 중국의 경제전문가들은 산업생산,고정자산투자,소매판매 등의 지표가 예상보다 좋다는 점을 들어 경착륙 우려가 낮은 것으로 해석했다.

9월의 산업생산과 소매판매 증가율은 각각 13.9%와 17.7%로 모두 전월에 비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고정자산 투자도 소폭 둔화됐지만 시장의 예상치를 초과한 양호한 수준이었다. 다리우스 코왈츠크 크레딧아그리콜 애널리스트는 "오늘 발표된 경제지표는 중국이 내부적으로 수출에 대한 수요를 창출해내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며"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성장을 지속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박한진 KOTRA 베이징무역관 부관장은 "중국의 성장률 저하는 정부의 통제범위에 있다"며 "수출시장이 걱정이지만 특별한 악재가 발생하지 않는 한 성장률의 급격한 하락현상은 나타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4분기에 성장률 7%대로 하락

반면 수출과 부동산이 향후 성장의 발목을 잡을 것이라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의 9월 수출은 전년 동기에 비해 17.1%증가하는 데 그쳤고 8월에 비해서는 오히려 2.1%나 줄었다. 부동산웹사이트인 소우펀홀딩스에 따르면 9월 100대 도시의 주택가격은 0.03% 떨어져 올 들어 처음 하락세로 돌아섰다.

야오웨이 소시에테제네랄 이코노미스트는 "중국 경제의 가장 큰 리스크는 부동산 시장이 갑자기 냉각되는 것"이라며 "이런 상황이 오면 정부는 화폐정책을 바꿔야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부동산시장 위축이 지방정부의 부채 위기를 심화시키고 결국 은행의 부실까지 초래할 수도 있다고 우려하고 있다. 왕타오 UBS이코노미스트도 글로벌 경제위기가 지속될 경우 수출 부진과 국내 생산 위축 등으로 중국의 4분기 GDP 증가율이 7.7%까지 낮아질 것으로 분석했다.

경제평론가인 한즈궈(韓志國)는 "올해 소비자물가지수는 5.7%로 목표치인 4.0%를 크게 초과하기 때문에 정부는 화폐정책 기조를 바꿀 수 없을 것"이라며 "중국 경제는 위기에 대한 준비를 해야 한다"고 말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