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국회가 한 · 미 자유무역협정(FTA)을 잘 처리해달라"(이명박 대통령) "이익 균형이 상실된 만큼 재재협상을 해야 한다"(손학규 민주당 대표).

이 대통령이 지난주 방미 성과를 설명하기 위해 17일 청와대로 여야 대표와 5부 요인을 초청해 가진 오찬간담회에서 손 대표가 한 · 미 FTA의 재재협상을 재차 주장하면서 미묘한 긴장감이 흘렀다.

이 대통령은 미국 국빈 방문 기간에 미 의회가 초당적으로 협력해 한 · 미 FTA를 전례 없이 신속히 비준한 과정을 설명하며 우리 국회도 원만히 처리해줄 것을 당부했다고 최금락 홍보수석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한 · 미 FTA가 미 의회를 통과한 데 대해 전 세계가 부러워하고 있고,특히 경제가 어려워진 상황에서 우리에게 큰 득이 될 것"이라며 "여야가 국가를 위해 할 것은 해야 국민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이에 대해 손 대표는 "손해 보고,준비도 안 됐고,양극화를 부추기며 주권을 침해하는 FTA는 안 된다"며 "강행 처리하지 말라"고 요구했다.

손 대표는 또 청와대 오찬에 참석한 배경에 대해 "당내 반대가 많았지만 축하할 것은 축하하고 야당 입장을 전하는 게 좋다는 생각에 따라 참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 대통령의 한 · 미 FTA 신속 처리 당부에 야당 대표가 면전에서 반대 의사를 강하게 밝혀 잠시 신경전 양상이 벌어졌다는 게 참석자 전언이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