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업보다 더 어렵네요"

혼기가 꽉 찬 자녀를 둔 중국 부모들이 중매시장에 발벗고 나서고 있다고 아시아 문화 정보 사이트 CNN GO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매주 주말 중국 상하이 인민광장에서는 결혼중매시장이 열린다. 이날 자녀의 결혼을 원하는 부모들은 중매쟁이들과 상세 프로필과 정보를 공유한다. 이들은 날씨가 좋든 안좋든 구름같이 몰려와 자녀 중매에 열성적으로 임한다. 나이, 키, 몸무게, 출신학교, 직업, 연봉, 해외경험 등 자녀들에 대한 모든 정보를 이력서로 만들어 중매를 시도한다. 이력서에는 부모들이 원하는 자녀 배우자의 희망 자격요건까지 빼곡히 적혀있다.

연령대 별로 살펴보면 남성보다 여성이 더 많고 전문직 여성도 높은 비율을 차지한다.

딸을 둔 한 엄마는 "딸의 결혼을 위해 2년 동안 중매시장에 드나들었다. 하지만 결혼을 성사시키기가 너무 어렵다"고 토로했다. 이어 "딸이 7년간의 영국유학을 마치고 돌아왔는데 결국 결혼할 시기를 놓쳤다"면서 "내 딸은 유학생활이 소중한 시간이었다고 말했지만 나는 딸이 가정을 이루는 것을 더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부모들의 이런 중매 시도는 자녀들의 의사와는 거의 무관하다고 CNN GO는 전했다.

29살의 딸을 둔 한 아빠는 "내가 이렇게까지 하는 걸 딸은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면서 "내가 주선한 만남만 12번이 넘지만 결국 좋은 결실을 맺진 못했다"고 안타까워 했다.

딸을 가진 부모들이 원하는 배우자 요건도 여간 까다로운 게 아니다. 아들을 둔 한 아빠는 "아들이 스톡홀름에서 7년동안 공부를 하느라 아직 자기 명의의 집도 얻지 못한 상태라 걱정스럽다"고 말했다.

외국계 회사에 근무하는 딸을 둔 엄마는 "부모들의 눈이 점점 더 높아진다"면서 "자신이 못 가진 것을 자녀들이 성취했으면 하는 욕구를 반영하는 경향이 있다"고 설명했다.

중국의 이러한 중매 시장은 '결혼을 꼭 해야한다'는 고정 관념이 중국 사회에 뿌리 깊이 남아있기 때문이라고 외신은 전했다. 특히 싱글 여성을 바라보는 시선은 더욱 부정적이다. 마케팅 팀장으로 일하고 있는 미쉘 선(27)은 아무리 커리어를 쌓고 성공해도 싱글여성의 삶은 '실패'라고 보는 시각이 팽배하다고 지적했다.

한경닷컴 부수정 기자 oas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