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 김석동 위원장은 헛다리 짚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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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여년 금융정책의 실패가 금융권 탐욕 구조 만들었다
미국의 반(反)월가 시위가 전 세계로 번지면서 우리나라에서도 금융권을 지탄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지난 주말 '여의도 점령' 시위는 궂은 날씨와 적은 참여자로 큰 소동 없이 끝났지만 국내에서도 반 금융정서는 여전하다. 사실 천문학적인 공적자금을 받아 겨우 살아난 은행 등이 흥청망청 보너스 잔치를 벌이는 것에 대해 곱지 않은 시선이 있는 것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최근 "우리 금융권도 과도한 탐욕과 도덕적 해이를 버려야 한다"고 경고한 것도 바로 이런 사회 분위기를 대변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160조원의 공적자금을 넣어 살린 우리나라 금융회사는 다른 나라와 근본적으로 다르며 국민의 피땀인 세금으로 살아난 금융회사들이 자기들이 운영을 잘해 이익이 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지적은 백번 옳다고 본다. 그러나 한국 금융당국의 수장이 지금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금융산업, 특히 은행업이 몇몇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로 자리잡게 된 것은 무엇보다 정부 당국의 책임이 크다. 한일 · 조흥 · 상업은행 등이 끊임없는 인수 · 합병의 물결을 탔고 제일 · 외환은행 등 일부 은행은 소위 외국 투기자본에 팔려나갔다. 시장 경쟁보다는 덩치를 키워 시장을 분할하고 예대금리차로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은 바로 정부였다. 예대 업무 외에도 보험을 파는 방카슈랑스부터 시작해 펀드 등 각종 증권상품까지 팔 수 있도록 만든 것 역시 정부였다.
한마디로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이 지금 같은 거대한 이익을 누리게 된 것은 정책 실패의 결과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당국이 마치 모든 책임이 금융인에게 있는 것처럼 몰아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 김 위원장은 불과 몇달 전만 해도 규제완화로 한국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하고 헤지펀드도 도입하겠다고 장담했었다. 그러던 그가 지금은 금융사의 탐욕을 앞장서 비난하고 있다. 당국은 금융권을 비난하기에 앞서 무엇이 지금 같은 결과를 가져왔는지부터 돌아보기 바란다. 10여년 정책실패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
김석동 금융위원장이 최근 "우리 금융권도 과도한 탐욕과 도덕적 해이를 버려야 한다"고 경고한 것도 바로 이런 사회 분위기를 대변한 것이다. 김 위원장은 특히 "160조원의 공적자금을 넣어 살린 우리나라 금융회사는 다른 나라와 근본적으로 다르며 국민의 피땀인 세금으로 살아난 금융회사들이 자기들이 운영을 잘해 이익이 난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나는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고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김 위원장의 지적은 백번 옳다고 본다. 그러나 한국 금융당국의 수장이 지금 과연 그런 말을 할 자격이 있는지 되묻지 않을 수 없는 것도 사실이다. 우리나라 금융산업, 특히 은행업이 몇몇 시중은행의 과점 체제로 자리잡게 된 것은 무엇보다 정부 당국의 책임이 크다. 한일 · 조흥 · 상업은행 등이 끊임없는 인수 · 합병의 물결을 탔고 제일 · 외환은행 등 일부 은행은 소위 외국 투기자본에 팔려나갔다. 시장 경쟁보다는 덩치를 키워 시장을 분할하고 예대금리차로 땅 짚고 헤엄치기식 영업이 가능하도록 만든 것은 바로 정부였다. 예대 업무 외에도 보험을 파는 방카슈랑스부터 시작해 펀드 등 각종 증권상품까지 팔 수 있도록 만든 것 역시 정부였다.
한마디로 은행을 비롯한 금융권이 지금 같은 거대한 이익을 누리게 된 것은 정책 실패의 결과다. 그런데 이제 와서 당국이 마치 모든 책임이 금융인에게 있는 것처럼 몰아세우는 것은 옳지 않다. 김 위원장은 불과 몇달 전만 해도 규제완화로 한국형 투자은행(IB)을 육성하고 헤지펀드도 도입하겠다고 장담했었다. 그러던 그가 지금은 금융사의 탐욕을 앞장서 비난하고 있다. 당국은 금융권을 비난하기에 앞서 무엇이 지금 같은 결과를 가져왔는지부터 돌아보기 바란다. 10여년 정책실패에 대한 전면적 재검토가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