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재용 삼성전자 사장과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가 17일 미국에서 만난다.

스마트폰 · 태블릿PC 시장 주도권을 놓고 9개국에서 치열한 특허 다툼을 벌이는 두 회사 최고경영진의 만남에서 어떤 얘기가 오갈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극적인 타협 가능성도 나온다.

이 사장은 17일 오전(미국 시간 16일 오후) 미국 스탠퍼드대에서 열리는 애플 창업주 스티브 잡스의 추도식에 참석하기 위해 16일 밤 김포공항을 통해 출국했다. 비공개로 열리는 추도식에는 실리콘밸리 유명 인사들과 잡스의 일부 지인만 초청 받았다. 이 사장은 애플의 새 CEO인 쿡이 직접 초청했다.

두 사람은 추도식 전후로 별도 회동을 가질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 최고운영책임자(COO)인 이 사장과 쿡은 과거에도 여러 차례 만났지만 지난 4월 특허 소송전 시작 이후 만나는 건 처음이다.

이 사장은 출국에 앞서 기자들과 만나 "삼성과 애플은 동반자가 돼야 하고 시장에서는 공정하지만 치열하게 경쟁해야 한다"며 "앞으로도 (애플은) 큰 고객으로 잘지내고, 얘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만 "쿡 CEO를 만나겠지만 그것(특허 다툼과 관련한 논의) 때문에 가는 것은 아니다"고 선을 그었다.

업계는 그러나 이번 만남에서 두 사람이 특허 분쟁과 관련, 타협의 실마리를 찾을 가능성에 무게를 두고 있다. 지난 8월 이후 소송전에서 외형상 애플이 이기는 것처럼 보이지만,애플 주주들 사이에선 막대한 통신 특허를 보유한 삼성전자의 반격이 거세지면 타격이 커질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태명/강영연 기자 chihi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