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용한 세상을 팔아라…‘소음차단’ 새 비즈모델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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Hi CEO 경영교실 - 미래 핫트렌드 '콘솔리노'
미래는 소리가 삶의 질 좌우…도심소음, 위협요소로 부상
조용함을 만드는 아이디어가 글로벌시장 바꿀 트렌드 될 것
미래는 소리가 삶의 질 좌우…도심소음, 위협요소로 부상
조용함을 만드는 아이디어가 글로벌시장 바꿀 트렌드 될 것
우리 사회는 수시로 변하면서 트렌드를 만들어냅니다. 그 변화들 사이에도 위계질서가 있습니다. 규모나 영향력이 가장 큰 변화를 ‘메가트렌드’라고 하는데, 대략 50년 주기로 변합니다. ‘고령화’라는 키워드가 메가트렌드에 해당합니다. 그리고 단기적인 변동량에 상관없이 10여년에 걸친 변화를 트렌드라고 부릅니다. 그중에서도 몇 년 전에 시작돼 현재 우리에게 큰 영향을 끼치는 트렌드를 ‘주류 트렌드’라고 하며, 이제 막 새싹처럼 새롭게 성장하면서 향후 3~5년 사이에 주류 트렌드로 성장할 가능성이 있는 것을 ‘어린 트렌드’라고 부릅니다.
저는 이 어린 트렌드를 ‘핫 트렌드’라고 부릅니다.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눈앞에 있는 현상들보다 몇 년 뒤를 바라보고 기획해야 제대로 된 미래를 개척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뜨겁게 달굴 트렌드라는 의미의 핫 트렌드 중에서 글로벌 마켓의 핫 트렌드 한 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고성방가 줄이는 방법
함께 살펴볼 트렌드는 ‘콘솔리노(Consolino)’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말인데, 음악 용어로 ‘조용히’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대중 술집을 펍(Pub)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대중 술집은 상가 지역에 밀집돼 있는 게 아니고 주택가에 인접해 있습니다. 문제는 밤마다 술을 마신 사람들의 고성방가가 심해 동네 주민들의 불편과 항의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항의를 받았던 한 술집 주인은 고민 끝에 하나의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계산을 하고 나가는 손님에게 막대사탕을 하나씩 주었던 것인데, 놀랍게도 고성방가가 확연히 줄었다고 합니다.
영국뿐만 아니라 도시 내 소음으로 인한 피해는 세계 공통의 고민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도시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한국 같은 경우는 도시화율이 80%를 넘어섰고, 2050년이면 95%의 인구가 도시에 살 것이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그러니 도시 곳곳은 항상 개발 중입니다. 도심지 개발은 끊이질 않고 이는 항상 소음을 동반합니다.
인구가 몰리는 만큼 자동차 등 도시 안의 소음은 더욱 커지고, 밤 문화가 번성하면서 밤의 소리들은 점점 더 멀리 전파됩니다. 그래서 도시 안에서의 소음이라는 문제가 새롭게 대두됩니다. 한창 성장 중인 나라나 도시의 경우에는 사실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개발 시대를 지나 점점 잘살게 되면서 도시 안에서의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이웃끼리 다투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고, 언성을 높이다가 칼부림이 났다는 안타까운 뉴스도 종종 들려옵니다. 소음은 이제 민감한 문제가 돼가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소음을 줄일 수 있는가가 중요한 흐름이 될 것입니다.
#좀 더 조용한 세상을 위해
듣기 좋은 소음도 있습니다. ‘백색소음’이라고 해서 개울물 흐르는 소리라든지, 바람에 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 파도 소리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백색소음을 제외하면 사람들은 소음이 별로 없을 때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에서 어떻게 그런 환경을 조성할 것인지, 도시의 ‘콘솔리노’ 전략이 중요한 트렌드가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는 굉장히 일상적인 아이템이나 주거환경부터 시작해서 큰 범위에 접목 가능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코골이 때문에 늘 아내에게 핀잔을 들어야 했던 한 교수가 코골이 방지 베개를 개발한 것도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코골이도 일상 속의 굉장한 소음이죠. 이 교수는 코골이를 하게 되는 자세가 따로 있는 것을 파악하고 머리의 자세를 바로잡아주는 베개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넓은 홀을 개방형으로 만든 카페가 많이 생겨나면서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라든지 원두 기계 소음 등을 잡는 방법도 필요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카페 안의 소음을 흡수하는 장식패널 같은 상품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돼올 수 있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저소음 진공청소기를 처음 선보였을 때 청소를 하면서 전화 통화를 하는 주부의 모습을 광고에 담았지만, 앞으로는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이 기업 제품이나 비스니스 세계의 중요 사안이 될 것입니다.
#물질적 풍요 다음엔 질적 풍요
음향망토도 이런 트렌드로부터 탄생한 것입니다. 음향망토는 3차원의 나노입자를 쏴서 그 입자들이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음을 망토처럼 둘러싸는 형태로 이뤄집니다. 이 음향망토를 도로 변에 있는 아파트 창문에 설치한다고 가정해보면, 도로의 소음을 나노입자가 둘러싸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동차에도 많이 도입되고 있는데,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역파장을 쏴 중간에 일종의 무중력지대처럼 소리의 진공지대들을 만들어냅니다. 소리는 음파니까 같은 음파로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막고, 중간에 무음의 지대를 만드는 것이죠. 어림잡더라도 이로써 어마어마한 경제적 효과가 창출될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 누릴수록 과거에는 일상적으로 껴안고 살았던 많은 요소들이 이제는 위협요소이자 각 개인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로 등장하게 됩니다. 그중 소음이 대표적인 위협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독일 지멘스가 발표한 미래 리포트에서도 도시 소음이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실제로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나 집 밖의 공사장 소리 같은 것에 시달려 보면 소리라고 하는 것이 우리 삶을 편안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먹고 살기 급급할 때와 다르게 편안하고 행복한 삶이라는 이상을 그려나가는 시점에서 소음은 우리가 넘어서야 할 또 하나의 장르가 될 것입니다.
‘콘솔리노’ 트렌드는 아주 일상적인 것부터 도시 전체적인 것,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적 잠재력을 분명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조용한 세상은 우리에게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기대가 됩니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 com
동영상 보기 hiceo.co.kr
경영교실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와우밸리 대표, 한국트렌드연구소장 △저서 ‘한국인 트렌드’ ‘트렌드워칭’ ‘대한민국 욕망의 지도’ ‘핫트렌드 40’ 등
저는 이 어린 트렌드를 ‘핫 트렌드’라고 부릅니다. 비즈니스를 하다보면 눈앞에 있는 현상들보다 몇 년 뒤를 바라보고 기획해야 제대로 된 미래를 개척할 수 있습니다. 미래를 뜨겁게 달굴 트렌드라는 의미의 핫 트렌드 중에서 글로벌 마켓의 핫 트렌드 한 가지를 소개할까 합니다.
#고성방가 줄이는 방법
함께 살펴볼 트렌드는 ‘콘솔리노(Consolino)’입니다. 익숙하지 않은 말인데, 음악 용어로 ‘조용히’라는 뜻을 갖고 있습니다. 영국에서는 대중 술집을 펍(Pub)이라고 부릅니다. 이런 대중 술집은 상가 지역에 밀집돼 있는 게 아니고 주택가에 인접해 있습니다. 문제는 밤마다 술을 마신 사람들의 고성방가가 심해 동네 주민들의 불편과 항의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입니다. 그중에서도 가장 많은 항의를 받았던 한 술집 주인은 고민 끝에 하나의 아이디어를 냈습니다. 계산을 하고 나가는 손님에게 막대사탕을 하나씩 주었던 것인데, 놀랍게도 고성방가가 확연히 줄었다고 합니다.
영국뿐만 아니라 도시 내 소음으로 인한 피해는 세계 공통의 고민이 아닐까 합니다. 사람들은 끊임없이 도시로 몰려오고 있습니다. 한국 같은 경우는 도시화율이 80%를 넘어섰고, 2050년이면 95%의 인구가 도시에 살 것이라는 예측이 있습니다. 그러니 도시 곳곳은 항상 개발 중입니다. 도심지 개발은 끊이질 않고 이는 항상 소음을 동반합니다.
인구가 몰리는 만큼 자동차 등 도시 안의 소음은 더욱 커지고, 밤 문화가 번성하면서 밤의 소리들은 점점 더 멀리 전파됩니다. 그래서 도시 안에서의 소음이라는 문제가 새롭게 대두됩니다. 한창 성장 중인 나라나 도시의 경우에는 사실 거기까지 신경 쓸 여력이 없었습니다. 그런데 개발 시대를 지나 점점 잘살게 되면서 도시 안에서의 삶의 질에 대한 고민을 하게 됐습니다. 아파트 층간 소음으로 이웃끼리 다투는 일은 이제 일상이 됐고, 언성을 높이다가 칼부림이 났다는 안타까운 뉴스도 종종 들려옵니다. 소음은 이제 민감한 문제가 돼가고 있으며, 앞으로 어떻게 하면 소음을 줄일 수 있는가가 중요한 흐름이 될 것입니다.
#좀 더 조용한 세상을 위해
듣기 좋은 소음도 있습니다. ‘백색소음’이라고 해서 개울물 흐르는 소리라든지, 바람에 나뭇가지 흔들리는 소리, 파도 소리 같은 것들입니다. 이런 백색소음을 제외하면 사람들은 소음이 별로 없을 때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게 마련입니다. 그렇기 때문에 도시에서 어떻게 그런 환경을 조성할 것인지, 도시의 ‘콘솔리노’ 전략이 중요한 트렌드가 된다고 보는 것입니다. 이는 굉장히 일상적인 아이템이나 주거환경부터 시작해서 큰 범위에 접목 가능한 여러 가지 아이디어들이 나올 수 있는 영역이라고 생각합니다.
평소에 코골이 때문에 늘 아내에게 핀잔을 들어야 했던 한 교수가 코골이 방지 베개를 개발한 것도 하나의 사례가 될 수 있습니다. 코골이도 일상 속의 굉장한 소음이죠. 이 교수는 코골이를 하게 되는 자세가 따로 있는 것을 파악하고 머리의 자세를 바로잡아주는 베개를 만들었던 것입니다.
넓은 홀을 개방형으로 만든 카페가 많이 생겨나면서 사람들이 떠드는 소리라든지 원두 기계 소음 등을 잡는 방법도 필요해졌습니다. 이 때문에 카페 안의 소음을 흡수하는 장식패널 같은 상품들이 지속적으로 개발돼올 수 있었습니다. 삼성전자가 저소음 진공청소기를 처음 선보였을 때 청소를 하면서 전화 통화를 하는 주부의 모습을 광고에 담았지만, 앞으로는 소음을 완벽하게 차단하는 것이 기업 제품이나 비스니스 세계의 중요 사안이 될 것입니다.
#물질적 풍요 다음엔 질적 풍요
음향망토도 이런 트렌드로부터 탄생한 것입니다. 음향망토는 3차원의 나노입자를 쏴서 그 입자들이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음을 망토처럼 둘러싸는 형태로 이뤄집니다. 이 음향망토를 도로 변에 있는 아파트 창문에 설치한다고 가정해보면, 도로의 소음을 나노입자가 둘러싸 완벽하게 차단할 수 있는 것입니다. 자동차에도 많이 도입되고 있는데, 바깥에서 들려오는 소음에 역파장을 쏴 중간에 일종의 무중력지대처럼 소리의 진공지대들을 만들어냅니다. 소리는 음파니까 같은 음파로 밖에서 들려오는 소리를 막고, 중간에 무음의 지대를 만드는 것이죠. 어림잡더라도 이로써 어마어마한 경제적 효과가 창출될 것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이 물질적 풍요를 누리면 누릴수록 과거에는 일상적으로 껴안고 살았던 많은 요소들이 이제는 위협요소이자 각 개인을 불편하게 만드는 요소로 등장하게 됩니다. 그중 소음이 대표적인 위협요소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독일 지멘스가 발표한 미래 리포트에서도 도시 소음이 삶의 질을 좌우하는 중요한 요소로 등장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습니다.
우리도 실제로 아파트 층간소음 문제나 집 밖의 공사장 소리 같은 것에 시달려 보면 소리라고 하는 것이 우리 삶을 편안하게 만드는 중요한 요소라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먹고 살기 급급할 때와 다르게 편안하고 행복한 삶이라는 이상을 그려나가는 시점에서 소음은 우리가 넘어서야 할 또 하나의 장르가 될 것입니다.
‘콘솔리노’ 트렌드는 아주 일상적인 것부터 도시 전체적인 것, 나아가 글로벌 시장에서 통용될 가능성이 있는 다양한 비즈니스적 잠재력을 분명 갖고 있습니다. 앞으로의 조용한 세상은 우리에게 또 어떤 모습으로 다가올지 기대가 됩니다.
정리=이주영 한경가치혁신연구소 연구원
opeia@hankyung. 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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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교실 김경훈 한국트렌드연구소 소장
△서울대 경영학과 졸업 △와우밸리 대표, 한국트렌드연구소장 △저서 ‘한국인 트렌드’ ‘트렌드워칭’ ‘대한민국 욕망의 지도’ ‘핫트렌드 40’ 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