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도시가스 요금을 전격 인상하면서 한국가스공사 주가가 급등했다. 10일 유가증권시장에서 한국가스공사는 1850원(5.99%) 오른 3만2750원에 마감했다. 종가 기준으로 지난달 16일(3만2950원) 이후 최고 가격이다.

도시가스 요금 인상으로 가스공사의 수익성이 개선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주가 상승의 계기가 됐다. 정부는 이날부터 서울지역 도시가스 요금을 ㎥당 774.37원에서 815.78원으로 5.3% 올렸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도시가스 요금이 원가에 못 미치는 데서 발생하는 적자폭이 줄게 됐다"며 "당초 요금 동결이 예상된 상황에서 인상 결정이 나와 주가에 미치는 영향이 더 컸다"고 말했다. 그는 "이번 요금 인상으로 가스공사의 연간 손실이 5000억~6000억원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다.

가스공사는 지난 8~9월 주가 급락으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이 낮아져 추가 상승 여지가 큰 것으로 분석된다. 가스공사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4배로 역대 최저 수준이다.

가스요금 인상이 에너지요금 현실화의 신호로 해석되면서 유틸리티(공공재) 관련주가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지역난방공사가 6만800원으로 1700원(2.88%) 뛰었고 한국전력도 2만1900원으로 100원(0.46%) 올랐다.

이창목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최근 국제 유가가 하락해 정부가 에너지요금 원가연동제를 적용하기가 쉬워졌다"며 "전기 · 가스 요금이 원가 대비 적절한 수준으로 유지되면서 관련 업종의 주가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