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노조 제도가 시행된 이후 3개월간 민주노총 소속 노조에서 분화된 노조의 50%가 조합원 과반수를 확보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한국노총 소속 분화사업장의 과반수 노조비율(21%)보다 훨씬 높은 것으로,민주노총의 투쟁노선에 등을 돌린 노조가 많다는 점이 드러난 셈이다. 또 신규노조 가운데 86%가 상급단체에 가입하지 않은 독립노조인 것으로 분석됐다.

10일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지난 7월1일 복수노조가 허용된 이후 9월 말까지 모두 498개의 신규노조가 설립신고를 했다. 이 가운데 한국노총 171개,민주노총 133개,양대노총 혼재 58개 등 기존 양 노총에서 분화된 노조는 362개(72.7%)이고 미가입사업장 내 분화 47개(9.4%),무노조기업 내 설립 89개(17.9%)로 집계됐다. 반면 민주노총에 새로 가입한 노조는 21개(4.2%),한국노총 가입 노조는 51개(10.2%) 등 상급단체를 선택한 노조는 72개(14.5%)에 불과하고 나머지 426개(85.5%)는 양대노총에 가입하지 않은 독립노조로 나타났다.

설립신고 노조 중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를 차지한 노조는 111개(28.7%)였다. 이 중 민주노총 소속 사업장의 신규노조 129개(초기업노조 제외)의 50.4%인 65개는 전체 조합원의 과반수를 확보한 것으로 분석됐다. 반면 비교적 온건노선인 한국노총 소속 사업장의 경우 신규노조 163개(초기업노조 제외) 중 20.9%(34개)만이 조합원 과반을 차지했다. 고용부 관계자는 "민주노총 분화노조에서 과반수가 많은 것은 민주노총의 강경노선에 반기를 들고 새로운 노동운동을 지향하는 조합원들의 정서가 반영된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사업장 규모별로는 300명 미만에서 364개(73.1%)가 새로 설립됐고 1000명 이상 사업장도 53개(10.6%)에 달했다. 업종별로는 택시 · 버스 사업장이 237개(47.6%)로 다수를 차지했고 제조 · 금융업종 등이 261개(52.4%)다. 주요 사업장은 철도공사,서울도시철도,대구도시철도,한국씨티은행,서부 · 중부 · 남동발전,금호타이어,서울시 시설관리공단,국립중앙극장 등이다.

한편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진행 중인 사업장은 집중관리 대상 350개 중 320개에 달했다. 민주노총 사업장은 86.2%,한국노총 사업장은 89.8%가 교섭창구 단일화 절차를 이행 중이다.

윤기설 노동전문기자 upyk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