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0730]국내 증시는 10일 유럽 재정위기 문제 해결을 위한 국제공조 진척에 따라 추가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예상된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7일 이틀 연속 반등 기조를 이어가 1750선을 회복했다. 유럽중앙은행(ECB)이 통화정책회의를 통해 유로존(유로화사용 17개국) 은행 유동성 공급안 등을 발표하면서 유럽 재정위기 우려가 다소 진정된 덕이다.

개장 직전 발표된 삼성전자의 3분기 잠정 실적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깜짝 실적’이어서 투자심리가 한층 개선됐다. 외국인과 기관이 이틀째 매수 우위 기조를 이어가 증시 상승을 뒷받침했고, 프로그램은 장중 매수로 돌아서 코스피지수 상승에 일조했다.

9일(현지시간) 독일과 프랑스 정상이 유동성 위기를 겪고 있는 유럽 은행들을 지원키로 합의, 이날 투자심리는 추가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와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은 정상회담을 열고 유로존 재정 위기 여파로 유동성 위기를 겪는 은행들을 지원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지난 주말 미국 증시는 고용지표 개선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와 스페인의 국가 신용등급 강등 등의 영향으로 하락했다.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는 스페인의 신용등급을 종전 ‘AA+’에서 ‘AA-’로 두 단계, 이탈리아의 신용등급은 ‘AA-’에서 ‘A+’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증권업계에선 이번주 증시 반등 기조가 추가적으로 이어질 수 있을 것이라는 의견을 내놨다.

심재엽 신한금융투자 투자전략팀장은 “공포지수인 VIX지수의 하락과 함께 달러화는 약세, 유로화는 강세로 돌아섰고 원·달러 환율도 1170원대로 복귀했다” 며 “이 같은 위험 변수의 안정과 이번 주말 예정인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회의에서 글로벌 공조체제를 좀 더 강화하게 된다면 이달 초 보다 시장은 안정감을 되찾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배성영 현대증권 연구위원은 “아직까지 경기 모멘텀이 확인되지 않고 있다는 점이 부담이지만, 예상보다 나쁘지 않은 미국 경기 모멘텀이 일정 부분 주식시장의 안도 랠리를 이끄는 촉매가 될 것” 이라며 “유럽 주요은행의 신용부도스와프(CDS)가 단기 고점을 확인하면서 유럽 재정 위기 완화 신호가 포착되고 있고 미국 경기가 예상보다 나쁘지 않다는 점에서 안도 랠리의 여건은 만들어졌다”고 진단했다.

다만 유럽 재정위기 관련 이벤트에 따라 부침이 반복되는 상황은 불가피하다는 지적이다.

조용현 하나대투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시장의 키는 여전히 유럽 문제가 쥐고 있다” 며 “ECB의 유동성 공급대책과 유로존의 은행 자본 확충안이 논의되면서 시장에 안도감을 주기는 했지만 아직 넘어야 할 산이 많고, 신용평가사들의 유로존 국가 및 은행들에 대한 신용등급 하향 러쉬가 진행되면서 위기 확산에 대한 우려도 여전히 진행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배 연구원은 “은행 자본 확충 시행과 관련해 각국의 이해관계 조율이 필요하고, 신용평가사의 신용등급 강등 러쉬, 추가적인 경기 모멘텀 확인 등을 고려하면 코스피지수의 반등 궤적은 ’V‘자형보다는 저점을 높이는 제한적인 반등 흐름이 나올 가능성이 크다”고 점쳤다.

이승우 대우증권 연구원은 “금융위기가 절정에 달한 2008~2009년 시기에 미국 정부가 은행의 부실자산 매입이나 자본확충 등 은행의 위기를 차단하기 위한 조치들을 내놓으면서 당시 시장이 바닥을 확인한 바 있다” 며 “현 시점에서도 당시와 같은 유럽 은행의 자본확충 움직임이 주식시장 바닥의 신호가 될 수 있을 지 주목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오는 13일 유럽연합(EU)·국제통화기금(IMF)·ECB 등 트로이카의 그리스 실사 재개, 14일 G20 재무장관 회의 등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경닷컴 오정민 기자 bloom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