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유일의 미국 LPGA투어 하나은행챔피언십(총상금 180만달러) 3라운드가 열린 9일 인천 영종도 스카이72CC(파72) 오션코스 15번홀(파4).

공식 거리는 323야드지만 최종일 티가 앞당겨지면서 실제 거리는 265야드로 줄었다. 1타차로 청야니(대만)를 추격하던 최나연(24)은 드라이버로 '1온'을 시도해 승부를 걸었으나 그린 왼쪽 러프에 멈췄다. 최나연의 샷을 참고한 청야니는 보란듯이 드라이버샷을 그린에 떨구며 3m 이글 찬스를 만들었다. 최나연의 두 번째 어프로치샷은 홀을 3.5m가량 지나쳤고 버디 퍼팅마저 짧아 파에 그쳤다.

청야니는 이글 퍼팅이 홀을 살짝 지나쳤으나 버디에 성공하며 최나연과의 격차를 2타차로 벌려 승부에 쐐기를 박았다. 청야니의 '1온 버디'를 접한 최나연은 이후 기가 꺾이며 더 이상 추격의 고삐를 죄지 못했다. 마지막홀 버디를 추가했으나 청야니가 50㎝ 파퍼팅을 집어넣어 우승을 확정지었다.


청야니는 13번홀(파5)에서도 '독창적인 샷'을 선보였다. 티샷을 옆 홀인 14번홀로 보낸 뒤 거기서 다시 13번홀 그린을 향해 '2온'을 성공시킨 뒤 버디를 낚았다. 청야니는 "연습라운드를 하면서 14번홀 페어웨이에서 두 번째 샷을 하면 200야드가 남지만 13번홀 페어웨이에서 샷을 하면 230야드가 남는다는 것을 알았다. 바람이 불지 않아 옆 홀로 티샷을 보내는 전략을 썼다"고 말했다. 최나연은 청야니가 옆 홀로 티샷을 하자 '어! 왜 저리로 치지' 하고 놀랐다고 했다.

청야니는 이날 5언더파 67타를 쳐 최종합계 14언더파 202타로 최나연을 1타차로 제치고 우승컵을 안았다. 이로써 올 시즌 6승을 거두며 최나연의 대회 3연패를 저지함과 동시에 2009년 1타차로 패하며 준우승에 머물렀던 한을 풀었다. 우승상금은 27만달러.한국 선수들의 투어 100승 합작은 청야니의 벽에 부딪혀 '안방'에서도 실패로 끝났다.

청야니에게는 샷뿐만 아니라 멘탈에서도 밀렸다. 최나연은 LPGA하나은행챔피언십 첫날 8개월 만에 청야니와 라운드하면서 "청야니가 티오프 전 캐디와 실랑이를 벌여 기분이 안 좋은 상태로 게임을 시작했는데 미소를 보이며 억지로 자신을 컨트롤하는 것을 보고 소름이 끼쳤다"고 했다. 청야니도 경기 후 인터뷰에서 "멘탈이 향상돼 올해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많이 생각하지 않고 화가 나도 그냥 웃어넘기며 편하게 생각한다"면서 자신의 멘탈 비결을 공개했다. 최나연은 "당분간 누구도 청야니를 이길 수 없을 것 같다"고 털어놨다.

2라운드 단독선두였던 양수진(21)과 브리타니 린시컴(미국),강지민(31)이 합계 11언더파 205타로 공동 3위에 올랐고 이미나(30)가 합계 10언더파 206타로 6위,코스 레코드 타이 기록인 7언더파 65타를 친 정연주(19)와 신지애(23) 유선영(25) 양희영(22) 최운정(21) 등이 합계 8언더파 208타로 공동 7위를 했다.

스카이72CC=한은구 기자 to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