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막연히 대학 진학에만 매달리기보다 눈높이를 낮췄더니 취업과 진학 두 마리 토끼를 한 번에 잡았어요. "

6일 인천 송도 컨벤시아에서 열린 'KB굿잡 중견 · 중소기업 취업박람회'에서 만난 인천 도화기계공고 3학년 김세호 군은 "요즘엔 대학을 졸업해도 취업이 쉽지 않다는 말을 듣고 고교 졸업을 앞두고 일찌감치 취업을 결심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김 군은 KB굿잡이 배출한 1호 취업자다. 그는 아직 고교를 졸업하지 않았지만 지난달 금속공작기계용 '툴홀더' 제조업체인 한국닛켄에 당당히 입사했다. 툴홀더는 공작기계에서 공구를 고정하는 장치다. 인천 남동공단에 위치한 한국닛켄은 그동안 수입에만 의존하던 툴홀더를 국산화해 연간 200억원대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김군이 한국닛켄에 입사할 수 있게 된 데는 KB굿잡의 힘이 컸다. KB굿잡은 지난 3월부터 인터넷 사이트(www.kbgoodjob.co.kr)에 마련한 특성화고 · 마이스터고 특별전용관을 통해 우수 고교 인력 정보와 알짜 기업의 일자리 정보를 한 데 모아 놓고 구인 · 구직자들을 이어주고 있다.

이 사이트를 통해 기계제도와 컴퓨터를 활용한 선반작업 능력이 뛰어난 김군과 선반 기술자를 뽑으려던 한국닛켄이 만날 수 있었던 것.김군은 지난 7월 한국산업인력공단이 주관하는 컴퓨터응용선반기능사 자격증도 취득했다.

김군은 지난달부터 한국닛켄에 정식 출근,현장실습을 하고 있다. 그는 "선반 분야에 자신이 있어 한국닛켄에 입사 지원을 하게 됐다"며 "열심히 배우고 성실히 근무해 실력과 인격을 겸비한 기능인력이 되겠다"고 말했다. 김군은 정규직 사원으로 주5일 근무에 4대 보험은 기본으로 보장 받는다. 첫 해 연봉은 기본급만 2200만원 선이다.

한국닛켄은 향후 김군의 대학 진학도 지원할 계획이다. 와카이 슈지 한국닛켄 사장은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해 직원이 희망하는 경우 대학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며 "구체적인 목표 없이 무조건 대학에 진학하기보단 고교생 신분으로 당당히 제조업체에 입사한 김군을 적극 지원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인천=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