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은 '아이폰4S'를 발표하면서 이달 14일과 28일로 각각 예정된 1,2차 출시 일정에서 한국을 제외했다. 당초 업계는 이 제품이 미국과 한국에서 동시에 나올 것으로 예상했었다. 애플이 한국을 제쳐놓은 배경은 정확하게 알려지지 않고 있다.

다만 △국내 아이폰 가입자가 300만명이 넘는다는 점 △이 가운데 90만명이 다음달부터 2년 약정이 끝나는 아이폰3GS 모델 이용자라는 점 등을 감안할 때 연말에는 출시대상에 포함될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연말부터 공급이 된다고 하더라도 삼성이 유럽에 제기한 아이폰4S 판매금지 가처분 소송을 한국에서도 제기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이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삼성 관계자는 "한국 법원에 소송을 내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소송 지역은 서울 지방법원 대신 본사를 두고 있는 수원 지방법원이 유력하게 거론되고 있다.

최종적으로 제품이 출시될 경우엔 국내 업체들의 최신형 스마트폰들과 격돌이 예상된다. 특히 하드웨어에서 엇비슷한 성능을 갖고 있는 삼성전자 '갤럭시S2'가 가장 큰 경쟁 대상으로 꼽힌다. 지난달 말부터 본격적으로 서비스가 시작된 4세대(4G) 이동통신 롱텀에볼루션(LTE)용 스마트폰들도 아이폰4S의 발목을 잡을 공산이 크다. 애플 기기들은 아직 4G 통신을 지원하지 않고 있다.

삼성전자와 구글이 오는 11일 공개하는 차세대 안드로이드 기준 제품(레퍼런스 모델)인 '넥서스 프라임'도 국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 것으로 보인다. 이 제품은 구글의 최신 운영체제(OS) 안드로이드 4.0 '아이스크림 샌드위치'가 처음으로 탑재된다. 넥서스 프라임은 기존 구글 '기준 제품'과 달리 현존 스마트폰 가운데 가장 뛰어난 성능을 갖고 있다. 화면 구성,카메라 촬영 및 사진 편집,애플리케이션 아이폰 관리 등 유저인터페이스(UI)가 개선된 최신 OS도 강점이다.

이 제품은 4.65인치 대화면에 해상도가 뛰어난 슈퍼아몰레드HD 디스플레이를 탑재했다. 화면의 기본 구성 단위인 '픽셀(화소)'이 인치당 320개(320ppi)가 들어차 있다. 애플 아이폰4S의 326ppi와 거의 근접한 수치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같은 디스플레이라도 크기가 커질수록 ppi가 낮아지기 때문에 사진이나 인터넷 웹사이트를 볼 때 아이폰4S보다 더 쾌적한 경험을 제공해준다"고 설명했다. 기기 하단의 버튼은 디스플레이 내부로 통합된다. CPU(중앙처리장치)는 현존하는 제품 가운데 가장 속도가 빠른 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1.5㎓(기가헤르츠)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사용한다. 뒷면 카메라는 800만~1000만화소급으로 알려졌다.

삼성전자는 최근 넥서스 프라임 발표에 대한 광고 영상을 동영상 인터넷 사이트 유튜브를 통해 공개했다. 여기서 삼성전자는 "큰 것이 오고 있다"며 "(OS와 하드웨어의) 완벽한 조합이 조만간 등장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또 해상도 등 화면 성능을 엿볼 수 있는 앞면 사진도 정보기술(IT)전문 매체를 통해 '유출' 됐다. 아이폰4S에 맞서 새 제품에 대한 입소문 확산을 염두에 둔 '작전'이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