HSBC의 파블로 골드버그 이머징마켓리서치 글로벌 대표(사진)는 5일 서울 봉래동 HSBC빌딩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한국은 수출 주도형 경제이기 때문에 최근의 원화 약세로 오히려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며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유력한 투자 종목으로는 신흥국 현지 통화로 발행된 1~3년 만기 채권을 지목했다.

골드버그 대표는 "다른 선진국에 비해 중국의 경기 둔화세는 작을 것"이라며 "한국 등 아시아 국가들의 대(對)중국 수출 전망이 밝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선진국 경제성장률은 지난 20년간 평균 성장률을 훨씬 밑돌 것"이라며 "일부 선진국은 영구 동토층으로 들어가겠지만 신흥국가의 경제는 냉각하기는 하지만 얼어붙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HSBC는 최근 신흥국가의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이 올해와 내년에도 각각 6.2%,6.1%를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당초 예상했던 수치에 비해 각각 0.1%포인트 낮아진 수준이다. 중국 경제성장률은 당초 예상치인 8.9%와 8.6%를 그대로 유지했다.

골드버그 대표는 "투자자들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가 반복되는 것을 꺼리기 때문에 위험 수용도가 많이 떨어졌다"며 "(투자자들이) 시장 펀더멘털과 상관없이 리스크가 있으면 무조건 매도하는 성향을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선진국들은 당분간 지출을 축소해야 하므로 저성장 국면에 진입할 것"이라며 "달러화 및 유로화 유동성 확대에 따라 초저금리 시대가 도래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이어 "신흥국 시장의 고수익 자산에 대한 수요가 늘어나고 이들 국가 통화에 대한 매력이 부각될 것"이라고 예측했다.

골드버그 대표는 "신흥국 통화 가치는 위기가 지나면 상승할 것으로 본다"며 "이머징마켓 채권은 다른 어떤 자산군보다도 수익률이 빠르게 회복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