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악이 흐르는 아침] 베르디의 걸작 '가면무도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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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세기 이탈리아 오페라에서 테너의 캐릭터는 대개 잘생기고 용기 있는 젊은이를 상징하지만 덜 성숙했다는 약점에도 노출돼 있다. 예컨대 신분과 경제력이 뒷받침되지 못하고,성급한 생각과 행동 때문에 소프라노에게 비극을 안기곤 하는 것이다.
위대한 베르디는 중기의 걸작 '가면무도회'(1859년)부터 그런 도식을 극복했다. 스웨덴 국왕 구스타보가 부르는 '영원히 그대를 잃어야 할지라도(Ma se m'e forza perderti)'가 그 대표 아리아다. 가장 믿는 친구이자 신하인 레나토의 아내 아멜리아를 목숨처럼 사랑하게 되었지만,이들 부부를 외국 대사로 파견함으로써 비밀리에 지켜온 금단의 사랑을 가슴 속에 영원히 묻겠다는 곡이다. 따라서 화려한 선율과 기교를 자랑하는 대신 속 깊은 남자의 인격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
이 오페라를 내년에 창단 50주년을 맞는 국립오페라단이 공연(13~16일 · 예술의전당)한다. 국립오페라단은 한국 성악가들의 도약에 힘입어 어떤 면에서는 국제 수준에 근접했지만 연출을 비롯한 제작 인프라의 축적된 성과는 여전히 초라하다. '가면무도회'가 테너의 신기원을 이룩했듯이 이번 공연이 성숙한 국립오페라단다운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새로운 디딤돌이 되었으면 한다.
유형종 음악 · 무용칼럼니스트,무지크바움 대표
위대한 베르디는 중기의 걸작 '가면무도회'(1859년)부터 그런 도식을 극복했다. 스웨덴 국왕 구스타보가 부르는 '영원히 그대를 잃어야 할지라도(Ma se m'e forza perderti)'가 그 대표 아리아다. 가장 믿는 친구이자 신하인 레나토의 아내 아멜리아를 목숨처럼 사랑하게 되었지만,이들 부부를 외국 대사로 파견함으로써 비밀리에 지켜온 금단의 사랑을 가슴 속에 영원히 묻겠다는 곡이다. 따라서 화려한 선율과 기교를 자랑하는 대신 속 깊은 남자의 인격을 드러내 보여야 한다.
이 오페라를 내년에 창단 50주년을 맞는 국립오페라단이 공연(13~16일 · 예술의전당)한다. 국립오페라단은 한국 성악가들의 도약에 힘입어 어떤 면에서는 국제 수준에 근접했지만 연출을 비롯한 제작 인프라의 축적된 성과는 여전히 초라하다. '가면무도회'가 테너의 신기원을 이룩했듯이 이번 공연이 성숙한 국립오페라단다운 시스템을 체계적으로 구축하는 새로운 디딤돌이 되었으면 한다.
유형종 음악 · 무용칼럼니스트,무지크바움 대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