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율이 그리스 디폴트(채무불이행) 우려에 1200원대를 넘나들고 있다.

4일 오전 9시 10분 현재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20.8원 급등한 1198.9원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환율은 그리스의 재정적자 감축 등이 당초 예상보다 부진한 모습을 보이면서 나타난 불안감에 강한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전 거래일보다 21.9원 상승한 1200원에 장을 시작한 환율은 1195원까지 저점을 낮췄다가 이내 1203.5원까지 오르며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조재성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연휴 기간 동안 글로 벌증시 등이 급락세를 보였고 이에 따라 국내 증시에서도 외국인의 대규모 매도와 외환시장 수급불안이 우려된다"며 "급등세를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조 연구원은 "9월 무역수지가 흑자를 이어갔고 추가 급등시 정책 당국이 시장 개입 등을 통해 급등을 제어할 것으로 기대된다"며 "1200원대 안착을 두고 공방을 벌이는 모습이 나타날 것"이라고 예상했다.

전승지 삼성선물 연구원은 "지난 휴일 동안 글로벌 금융시장의 양대 악재가 재부각됨에 따라 여타 통화들도 미국 달러화에 대해 급락세를 나타냈다"며 "유로존(유로화 사용국) 국가들의 유럽재정안정기금(EFSF) 증액안 표결과 그리스 실사 결과, 주요 20개국(G20) 재무장관 회의 등의 이벤트들이 대기돼 있는 만큼 변동성 확대는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국내 주식시장에서 코스피지수는 5% 이상 급락한 1670대를 기록하고 있으며, 외국인 투자자는 80억원가량의 주식을 순매수하고 있다.

같은 시각 국제 외환시장에서 유로·달러 환율은 하락세를 이어가며 1.3185달러에, 엔·달러 환율은 76.67엔에 거래되고 있다.

한경닷컴 이민하 기자 minar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