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의 해외채권 운용은 직접운용이 위탁운용보다 좋은 성적을 내고 있다. 직접운용이 잘해서라기보다는 불합리한 수수료 체계로 위탁운용이 충분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어서라는 지적이 나온다.

14조원에 이르는 해외채권 투자액에서 위탁운용과 직접운용의 비중이 비슷해진 것은 2008년.이후 3년간 평균 수익률은 직접운용이 7.6%로 위탁운용(5.8%)보다 높다. 위탁운용 과정에서 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자산운용사에 수수료를 물어야 하는 점을 감안하면 국민연금이 실제 손에 쥐는 수익은 더 적다.

국내채권 운용 사정은 다르다. 같은 기간 위탁운용의 평균 수익률은 7.5%로 직접운용(7.4%)보다 높다. 이는 수수료 체계의 차이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평가다.

일부를 위탁수수료로 지불하고 나머지는 운용 성과에 따라 추가로 성과수수료를 내는 국내채권 운용 방식과 달리,해외채권 운용은 위탁수수료만 지불하고 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관계자는 "운용사가 미리 수수료를 다 받고 운용하는 만큼 수익률 제고에 관심을 덜 가질 수 있다"며 "해외채권에서도 위탁수수료를 줄이고 나머지를 성과에 따라 지불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국민연금 측은 운용상의 관행을 들어 반박했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해외 위탁운용에서 채권은 물론 주식에서도 성과수수료를 따로 부과하는 사례가 거의 없다"며 "운용의 안정성을 위해 위탁운용 비율을 높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노경목 기자 autonom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