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태희 청와대 대통령실장은 대기업들의 시민단체에 대한 거액후원금과 관련，"나눔의 차원에서 순수하게 줬다고 하지만 혹여라도 순수한 나눔의 차원이 아니라면 굉장히 문제가 될 수 있다"고 2일 말했다.

임 실장은 이날 청와대 기자실인 춘추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내가 국회에 있을 때 보면 대기업 총수를 청문회에 나오라거나,(대기업을) 힘들게 하는 법을 만들어야 후원회에 찾아온다. 그렇지 않으면 무관심하다"며 그같이 말했다. 이는 서울시장 선거에 출마한 박원순 변호사가 참여연대에서 활동하며 비판해온 대기업들이 나중에 그가 운영한 '아름다운재단'에 2001년 이후 수십억원씩 기부금을 낸 것을 염두에 둔 발언이다.

임 실장은 대기업의 '아름다운재단'에 대한 기부에 대해 "이 기부금의 성격을 모른다. 기업들이 순수하게 좋은 뜻에서 했으리라 믿고 싶다"며 선을 그었다.

그는 "대통령이 대기업의 나눔과 사회적 책임을 강조하는 것은 이 같은 유형의 나눔보다 공생발전을 할 수 있도록 공정한 거래를 하라는 뜻"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납품단가 후려치기와 기술탈취 · 하도급 쥐어짜기 등을 하지 말고 공정한 거래를 하자는 게 핵심이며，이것이 대기업 오너들의 인식과 문화로 정착돼야 한다는 게 대통령의 생각"이라고 강조했다.

임 실장은 대북정책 기조에 대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도발에 대한 해결 없이 그 이상의 본격적인 대화를 하기가 어렵다는 게 원칙 있는 대화 기조"라고 말했다.

차병석 기자 chab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