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유럽 등 선진국 경기가 꺾이면서 지난달 수출 증가세가 둔화됐다. 수입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월 기준 사상 최대치를 경신하면서 무역수지 흑자폭을 줄였다.

지식경제부는 9월 수출이 전년 동기 대비 19.6% 늘어난 471억1800만달러,수입은 30.5% 증가한 456억8300만달러로 14억3500만달러 흑자를 냈다고 지난 1일 발표했다. 무역수지 흑자는 지난달(4억8000만달러)보다 다소 많아졌지만 작년 같은달(44억달러)에 비해선 3분의 1 수준으로 급감했다.

지난 7월과 8월 각각 21.7%,25.9%를 기록했던 수출 증가율은 지난달 20% 밑으로 떨어졌다. 유럽과 미국 등 선진국 시장으로의 수출 감소가 두드러졌다. 대미국 및 대EU 수출(9월1~20일 잠정 집계치)은 작년 같은 기간에 비해 각각 15.2%,21.7% 줄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와 액정표시장치가 4.2%,5.1% 감소하는 등 정보기술(IT) 수출이 부진을 면치 못했다. 주력 수출 품목 중 하나인 선박도 유럽 재정위기에 따른 선박금융 악화로 지난달 수출이 32.7% 줄었다.

수입은 원유 가스 석탄 등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지난달에 이어 다시 사상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원유 수입은 도입단가가 전년 동월 대비 44.8% 높아진 배럴당 109.2달러를 기록,도입액이 56.7% 증가했다. 코트 및 재킷(106.0%) 돼지고기(99.7%) 쇠고기(34.0%) 등 일부 소비재도 높은 증가세를 보였다.

지경부 관계자는 "IT는 단가 하락,수급 불균형 등으로 4분기에도 부진이 예상되며 수출 증가를 이끌었던 선박,석유화학,일반 기계도 증가세가 둔화될 전망"이라며 "글로벌 경기 둔화로 수출 환경이 악화된 반면 고유가 지속 등으로 수입은 증가세가 지속될 것으로 보여 무역수지 흑자 확대는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정호 기자 dolp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