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속보]부동산 개발사업을 둘러싼 청부살인 사건 용의자들이 경찰에 붙잡혔다.서울 서초경찰서는 강남구 양재동 복합유통센터 건립사업 시행사인 ‘파이시티’와 ‘파이랜드’의 법정관리인 김모씨(49)를 흉기로 찌른 혐의(살인미수)로 A씨(43)와 B씨(42)를 구속하고 이들의 운전기사 역할을 한 C씨(42)를 불구속 입건했다고 29일 밝혔다.

A씨 등은 지난 5월 서초구 서초동 서울교대 사거리 인근에서 자신의 사무실로 걸어가던 김씨의 허벅지와 복부를 과도로 7차례 찔러 죽이려 한 혐의를 받고 있다.인근 병원으로 후송된 김씨는 3주 가량 입원 치료를 받았다.

경찰조사 결과 고등학교 동창인 A씨와 조직폭력배 강모씨(42)는 5월 초 강남구 논현동의 한 커피전문점에서 B씨와 만나 “건설회사 관계자를 혼내줄 일이 있다”며 범행을 제의했다.A씨는 “일당 15만원을 주겠다”며 고향 후배인 택시기사 C씨를 끌어들여 6차례에 걸쳐 김씨를 미행하도록 했다.

경찰은 “강씨와 A씨가 고철사업권과 수천만원을 주겠다고 하길래 김씨를 찔렀지만 아직 돈을 받지 못했다”는 B씨의 진술로 미뤄 경제적인 여유가 없는 A씨와 강씨가 누군가의 사주를 받고 이같은 범행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양재동 화물터미널 재개발사업은 35층짜리 건물 3개동과 백화점,쇼핑몰이 들어서 총 사업비 3조4000억원에 이르는 대규모사업이다.

파이시티는 2003년 설립됐지만 자금난으로 지난해 10월 파산했다.지난 1월 법정관리에 들어가면서 김씨가 법정관리인에 지정됐다.김씨는 파이시티 전 경영진 8명을 상대로 1291억원 상당 손해배상 조사확정재판을 신청한 바 있다.경찰 관계자는 “재개발사업 이권을 노린 신원 미상의 인물이 금품과 사업권을 미끼로 청부살인에 나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경찰은 전북 전주의 조직폭력단 ‘타워파’ 행동대원인 강씨에 대해 체포영장을 발부받아 공개 수사에 나서는 한편, 살인청부를 한 배후를 밝히는데 수사력을 집중하고 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