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고기 가격이 하락하고 있다. 추석 이후 수요가 감소한 데다 국내산과 수입산 돼지고기 물량이 함께 늘었기 때문이다.

축산물품질평가원에 따르면 지난 23일 전국 돼지고기(박피 · E등급 제외) 평균 경락가격은 ㎏당 4593원으로,전날보다 3.5% 떨어졌다. 1주일 전(5979원)과 비교하면 23.2% 급락했다. 한 달 전(6343원)보다는 27.6% 내렸다.

이에 따라 돼지고기 소매가격도 하락했다. 농수산물유통공사에 따르면 가장 수요가 많은 삼겹살(중품 · 中品)의 27일 평균 소매가격은 500g당 9545원으로,1주일 전과 비교하면 3.2% 떨어졌다. 한 달 전(1만907원)보다 12.5% 하락한 가격이다.

이처럼 돼지고기값이 약세를 보인 것은 무엇보다 높은 가격 때문에 수요가 줄어든 상황에서 국내산 돼지고기의 공급 물량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정주성 축산유통연구소장은 "구제역 이후 30%가량 줄었던 돼지고기 출하량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정부가 작년에 비해 급등한 돼지고기값을 잡기 위해 할당관세를 적용한 수입 돼지고기 물량이 시장에 풀리고 있는 것도 최근 가격 조정의 원인으로 꼽혔다. 정부는 올 상반기에 이어 하반기에도 수입 돼지고기 13만t을 무관세로 들여올 수 있도록 했다.

정 소장은 "값싼 수입 돼지고기가 시장에서 본격적으로 팔리고 있다"며 "국내산과 수입산 할 것 없이 공급이 많은 상황"이라고 전했다. 그는 "구제역 탓에 급감했던 사육돼지 수가 증가하면서 돼지고기 가격은 당분간 약세를 보일 것"으로 전망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