캔참치를 만드는 데 쓰는 가다랑어(skipjack)의 국제 가격이 사상 최고치로 뛰어올랐다.

27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주 태국 방콕시장의 가다랑어 가격(CFR · 운임포함 인도조건)은 t당 2050달러로,전달 평균(1800달러)보다 13.8% 상승했다. 작년 이맘때(1260달러)와 비교하면 62.7% 올랐다.

가다랑어는 세계 참치 어획량의 50% 정도를 차지하는 어종으로,가격이 t당 2000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올 1월 t당 1500달러 선이었던 가다랑어 가격은 6월 1900달러까지 급등했다. 이후 7~8월엔 다소 진정세를 보이다가 최근 다시 오르고 있다.

이처럼 가격이 오른 것은 최근 어획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해수면 온도가 낮아지는 '라니냐 현상'으로 인해 따뜻한 물을 좋아하는 참치의 개체 수가 감소한 것이다. 방콕시장에서는 "어획 상태가 매우 나빠 가격이 몇 주 안에 t당 2100달러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고 현지 언론이 전했다.

여기에 국제기구인 중서부태평양수산위원회가 7~9월을 조업금지 기간으로 정한 것도 영향을 줬다. 매년 시행되는 정기적인 조치여서 통상적으로 시장에 별 영향을 주지 않았지만,올해는 어획이 워낙 저조한 상황이어서 가격 상승에 일조했다는 설명이다.

참치값이 급변하면 국내 대표적인 수산그룹인 동원그룹과 사조그룹의 계열사 사이에는 희비가 엇갈리게 된다. 동원F&B와 사조해표는 각각 동원산업과 사조산업으로부터 원어를 공급받아 캔참치를 만든다. 원어값 상승으로 동원산업과 사조산업은 반사이익을 얻는 대신 동원F&B,사조해표의 원가 부담은 늘어날 전망이다. 동원그룹 관계자는 "참치캔 가격을 지난 6월 평균 9% 인상한 적이 있어 당분간 추가 인상은 어려울 것 같다"고 말했다.

해외 캔참치 수요가 늘어나는 가운데 가다랑어 어획이 계속 부진하게 되면 가격 강세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이 많지만,급등세는 멈출 것이란 지적도 있다. 양일우 삼성증권 연구원은 "유가가 하락하고 있어 중 · 장기적으로는 공급 부족 요인을 상쇄할 것"이라고 말했다.

임현우 기자 tardi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