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 건설부문이 다음달 서울 전농7구역 재개발구역에서 공급하는 '래미안 전농크레시티'(조감도)에 관심이 몰리고 있다. 3.3㎡당 분양가를 기존 예상보다 200만원 이상 낮은 1300만~1400만원대로 제시했기 때문이다. 침체된 분양시장에서 분양률을 높이기 위한 고육책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이에 따라 업계에선 이 단지가 4분기 분양시장의 바로미터 역할을 할 것이라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래미안 전농크레시티는 지상 22층 31개 동 총 2397가구의 대단지다. 일반분양 물량은 전용 59~121㎡ 486가구다. 당초 시장에선 3.3㎡당 1500만~1600만원대에 분양가가 책정될 것으로 예상됐다. 인근 용두래미안이 1700만~1800만원 선에 시세가 형성돼 있음을 감안한 분양가였다.

삼성물산이 분양가를 예상치보다 200만원 이상 낮춘 것은 부동산시장 분위기가 녹록지 않은 탓이다. 회사 관계자는 "올 상반기 서울에서 분양한 아파트들이 대부분 미분양 신세를 면치 못했다"며 "래미안 전농크레시티 분양가는 깎을 수 있는 한계 금액"이라고 강조했다.

다른 건설사들도 래미안 전농크레시티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현대건설은 오는 12월 입주하는 재개발 단지인 '응암 힐스테이트'의 일반분양 일정을 아직 잡지 못했다. 분양시장 침체를 감안해 일반 분양가를 낮추려 하지만 조합원들이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다.

오는 11월 서초구 재건축아파트 2곳의 일반분양을 계획했던 롯데건설도 일정 조정에 들어갔다. 업계 관계자는 "래미안 전농크레시티의 분양 결과에 따라 올 하반기 서울에서 분양되는 아파트의 분양가가 조정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안정락 기자 jr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