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미술산책(11).. 덕수궁 미술관 어느새 물기가 마를 날이 없었던 여름이 가고 기다렸던 푸른 하늘을 가진 가을이 성큼 다가왔다. 가을은 선선한 바람과 맑은 하늘을 마음껏 만끽하며 우리나라를 걸어서 돌아볼 수 있는 최고의 계절이다. 그 중에서도 서울 한복판에 자리잡은 덕수궁은 인왕산 줄기 아래 아기자기한 전각들이 정감 있게 배치되어 자연스러운 정취가 있으며, 함녕전에서 석조전에 이르는 후원길은 산책하기에 좋은 곳이다. 게다가 덕수궁 돌담길은 가을이면 노란 은행잎들로 가을 정취를 물씬 풍기는 서울의 아름다운 길 중의 하나로 저절로 걷고 싶어지는 장소 중의 하나이다. 덕수궁(경운궁)은 원래 성종의 형인 월산대군의 저택이었는데 임진왜란으로 서울의 궁궐이 불타 없어지자 선조 임금 때 궁궐로 임시로 쓰이기 시작하여 광해군, 인조, 고종황제께서 거처하시던 곳으로 우리나라 근대역사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곳이다. 안타깝게도 임진왜란과 대한제국의 역사적 격변을 겪은 궁궐로 원형을 거의 찾아볼 수 없을 정도로 훼손되어 덕수궁의 고풍스러워야 전각의 팔각지붕들과 기둥들이 그렇지 못한 모습을 보면서 우리나라의 아픈 역사를 떠올리게 된다. 덕수궁은 궁궐로서는 유일하게 근대식 전각(석조전, 정관헌)과 서양식 정원, 그리고 분수가 있는 궁궐로서 중세와 근대의 건축양식을 볼 수 있는 점이 덕수궁의 특징인데 덕수궁 미술관은 덕수궁 내 석조전 서관에 위치하고 있다. 석조전은 조선시대 궁중건물 중에서는 최초로 유럽풍의 석조로 건립된 건물이며 영국인 "하딩"이 설계하였으며 영국인 "데빗손" 감독 하에 1900년 기공되어 1910년에 준공되었다. 고종황제는 이곳에서 고관대신과 외국 사절들을 접견하거나 침전으로 사용하였으며 1945년 8월 15일 해방이 되기 이전까지는 현대미술품을 진열하였다고 한다. 역사의 현장이었던 덕수궁의 미술관은 현재 국립현대미술관과 뉴욕 업타운에 위치한 휘트니 미술관이 공동기획한 전이 진행중이다. 전은 20세기 초 다다이즘의 선구자 만레이를 비롯해 제스퍼 존스, 로버트 라우젠버그, 애디워홀, 클래스 올덴버그, 댄 플라빈 제프쿤스 등 동시대의 작가들을 포함해 오브제(Object)라는 키워드를 중심으로 47명의 현대미술거장들의 작품을 선보였다. 미술에서 오브제라는 단어를 쉽게 설명하자면 이미 일상생활에서 사람들이 사용했던 물건을 작가가 차용하여 그 물건을 그대로 쓰거나 변형해서 작품에 적용함으로써 원래의 기능을 잃어버리고 작품의 한 부분으로 서의 상징적인 역할을 하는 것을 말한다. 이번 전시는 1,2,3부로 나뉘어져 구성되었는데 1부에서는 어메리칸 아이콘과 소비문화, 2부에서는 오브제와 정체성, 3부에서는 오브제와 인식이라는 세가지 관점에서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1부에서는 우리에게 캠벨스프와 마리린 몬로 이미지로 익히 알려진 앤디워홀 외의 작가들이 그 당시 미국사회의 대형슈퍼마켓, 페스트푸드등의 소비문화를 소재를 다룬 작품들을 볼 수 있었다. 그리고 2부에서는 미국에 이민온 작가들의 정체성 문제를 다룬 작품들과 미국국기를 오브제로 만들었던 제스퍼 존스의 작품들이 전시되었다. 인종, 남녀, 성적 다양성과 자유민주주의를 추구한 미국인들의 삶이 담겨있었다. 마지막 3부에서는 뉴욕의 다다이즘을 이끈 만 레이의 초현실적인 당구대와 구름을 그린 작품을 시작으로 일상적인 소품을 전혀 다른 소재나 크기로 재현했던 클래스 올댄버그의 오브제들, 전구를 그대로 작품에 사용한 댄 플라빈의 초기작품을 볼 수 있었다. 미국미술의 역사를 간단히 살펴보면 1차 세계대전 후 유럽의 많은 예술가들이 뉴욕에 모이기 시작하여 1922년에 현대미술의 선구자 뒤샹과 만레이가 의기투합해 를 만들고 뉴욕현대미술관이 개관(1929년)하였다. 그리고 세계경제공항과 뉴딜정책이 있었던 시기에 휘트니 미술관이 개관(1931년)되었고 닉슨 대통령 시절에 휘트니 비엔날레를 처음 개최(1973년)되었다. 세계많은 아티스트들이 모인 도시, 뉴욕에서 다다, 추상표현주의, 팝아트 등 새로운 미술사조들이 만들어졌고 그런 미국의 미술역사는 미국의 경제나 정치와 밀접하게 관련되어있음을 짐작 하게 된다. 현대미국미술을 후원해 온 휘트니 미술관은 콧대높기로도 유명한 미술관 중 하나이어서 미술관 콜렉션들을 해외에 좀처럼 빌려주지를 않았다고 한다. 그렇다면, 10년전 9.11 사건이후 혼란을 겪었던 미국이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 이후 이제는 미국도 자국의 문화 예술을 홍보해야 할 필요성을 느끼게 되어 우리가 한국에서 휘트니 미술관 콜렉션 전시를 볼 수 있었던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을 해보게 된다. 이번 전시는 뉴욕에 가야만 볼 수 있는 미국현대미술전을 근현대사가 숨쉬는 덕수궁 미술관에서 보게 되었다는 점만으로도 꽤 의미가 있다고 보며, 아무쪼록 덕수궁에서 맑은 하늘을 만끽하시며 모처럼 좋은 가을나들이를 하시기를 권유해본다. ◆ 展 ◆ 일정: 2011.6.11-9.25 ◆ 시간: 주중 오전 10시~오후 7시 주말 오전 10시~오후9시 ◆ 장소: 중구 정동 5-1 덕수궁미술관(덕수궁 내) 02-755-2040 (http://www.artangel.co.kr//mailto:artangelcompany@gmail.com) ** 뉴욕 Pratt Institute에서 순수미술을 전공한 유화영은 크랜베리 디자인 대표(브랜딩회사), 갤러리 그림손 관장을 역임한 바 있으며 현재 아트엔젤컴퍼니의 디렉터로 활동 중이다. 또한 Loughborough에서 경영학을 전공한 경영학 박사인 김정윤은 현재 아트엔젤컴퍼니의 창립멤버로서 작가들 발굴과 프로젝트 전략을 조언해주고 있다. 한국경제TV 주요뉴스 ㆍ역사가 살아 숨쉬는 덕수궁 미술관 ㆍ"금융사 파산 같은 극단적 현상만 없다면 지금이 바닥" ㆍ개콘 난투극, “이건 좀 아니지!” ㆍ[포토]이동욱 섹시 셀카 "침대에서..." ㆍ[포토]"심은하 아니었어?" 심은하 여동생 사진 인터넷상 화제 ⓒ 한국경제TV,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