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대만에 대한 무기 판매를 강행하면서 미 · 중 관계가 급속히 악화되고 있다.

중국 정부는 22일 미국이 F-16 A/B기에 첨단무기 및 장비를 부착하는 내용을 포함한 58억5000만달러 규모 무기수출 계약을 대만과 체결한다고 밝히자 곧바로 게리 로크 주중 미국대사를 외교부로 불러 거세게 항의했다. 장즈쥔(張志軍) 외교부 부부장은 미국의 잘못된 행동으로 미 · 중 관계가 훼손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그는 로크 대사에게 "대만에 대한 미국의 무기 판매 강행은 중국의 핵심 이익을 침해하는 것"이라며 "중국에 대한 내정간섭이자 중국의 평화통일을 해치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장예쑤이(張業遂) 주미 중국대사도 미국 정부에 강력히 항의했다고 신화통신이 전했다.

대만은 최신형 F-16 C/D 전투기 66대를 83억달러에 구매하겠다고 제안했지만 미국은 중국의 반발을 고려해 F-16 A/B기 145대를 개량해주기로 합의했다. 대만 외무부는 "오바마 행정부가 우리의 요청을 받아들인 것을 환영한다"며 "대만은 앞으로 미국과 긴밀히 공조해 국방력을 강화하고 대만해협의 평화를 지켜나가겠다"고 밝혔다.

미국은 2009년 이후 3년간 대만에 120억달러어치 무기를 팔았다. 2004~2008년 판매액의 2배가 넘는 수치다. 지난해 오바마 행정부가 대만에 블랙호크 헬리콥터와 미사일을 포함한 64억달러어치 무기를 팔자 중국 정부는 군사교류를 전면 중단했다.

이에 따라 이번에도 중국이 추가적인 제재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고 있다.

베이징=김태완 특파원 twk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