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재민(53) 전 문화체육관광부 제1차관에게 지난 10년 가까이 주기적으로 매월 수백만원에서 수천만원, 많게는 1억원까지 금품을 제공했다는 한 기업인의 주장이 제기됐다.

이국철(49) SLS그룹 회장은 22일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신재민 전 차관이 2002년부터 2006년 언론사에 다닐 때 매달 300만~500만원 또는 500만~1000만원씩 줬고, 이명박 대통령 후보 대선 캠프와 당선자 비서실에 있을 때는 최고 1억원부터 수천만원과 법인카드를, 문화부 차관으로 재직할 때도 1000만~2000만원을 다달이 제공했다“고 주장했다. 이 회장은 "(신)재민 형에 대해 폭로하는 건 가슴 아프지만 영원히 죽지 않기 위해 진실을 밝힐 수밖에 없다"며 이같이 말했다.

그는 "이명박 캠프에 10억원을 전달했다는건 사실이 아니지만 안국포럼 식구들에게 쓰라며 한 번에 1억원을 건넨 적은 있다" 면서 "(신 전 차관에게) 최근 네팔, 일본 여행비를 대준 것도 사실이다. 상품권 구매 내역 등 증빙 자료를 다 갖고 있다"고 밝혔다.

이 회장은 "신재민 전 차관과는 2002년 가을 회사에 좋은 기사를 써준 데 대해 답례하면서 호형호제하는 관계를 맺었다. 최근까지도 통화하면서 꾸준히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회장은 신 전 차관에 대한 금품 제공 의혹을 폭로한 이유에 대해 "청와대에 경고는 아니지만 일종의 메시지를 보내기 위해서다. 2003년부터 수백 번 조사를 받고 긴급체포를 당하고 했는데 지금도 창원지검 말고 다른 수사기관에서 나를 조사한다. 이제 그만하라는 뜻"이라고 말했다.

그는 창원지검에서 수사를 받고 주식회사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위반, 뇌물공여등 혐의로 기소돼 작년 11월 1심에서 징역 3년에 집행유예 5년을 선고받았다.
 
이 회장은 현 정부 실세 A, B씨와도 친분관계가 있다고 거론하면서 "2차, 3차(폭로)도 있을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대검 중수부에서도 두 번 조사를 받고 서울중앙지검에서도 내사를 다 했는데 스톱시킨 걸로 알고 있다" 며 "아마도 현 정권에 부담이 크기 때문일 것"이라고 말했다.

이 회장은 "2009년 12월 회사가 워크아웃에 들어갔는데 나는 신청조차 한 적이 없다. 청와대와 금융감독원, 산업은행, 수출보험공사, 국세청이 합작해 경영권을 빼앗고 회사를 망가뜨렸다. 그 과정에서 회사 임직원 2만명이 거리에 나앉고 직원 부부가 사망하는 등 엄청난 피해가 있었다"고 주장했다.

SLS그룹은 철도차량과 선박기자재를 제작하는 SLS중공업을 모회사로 하고 SLS조선 등 10개 계열사를 둔 기업이다. 현재 주력 계열사들은 워크아웃 상태이고 일부사는 매각됐다.

신재민 전 차관은 이 회장의 주장에 대해 "없는 얘기 꾸며낸 것이다. 사실이 아니다"고 금품수수 의혹을 일축한 뒤 "빨리 검찰 수사하라고 해라. 그러면 알게 되겠지. 그 사람(이국철)이 다른 목적이 있나. 신문에 언론 플레이를 하고…"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뉴스팀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