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구 회장 "유럽 전략차로 재정위기 극복할 것" 주문
현대·기아차, 올 1~8월 44만5000여대 달성·점유율 4.8%
올해 유럽 판매 70만여대 목표···전년비 12.4% ↑ 목표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이 현대차 i40와 기아차 신형 프라이드 등 유럽 전략차로 유럽의 재정위기를 돌파할 것을 주문했다. 올해 유럽 판매는 70만여대(69만8000대) 달성을 강조했다.

정 회장은 21일(현지시간) 현대·기아차의 유럽판매법인과 생산법인을 두루 점검하며 유럽 전략 차종을 투입시켜 시장 침체를 이겨낼 것을 당부했다. 또 유럽 전략형 신차에 대한 공격적인 마케팅도 주문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대·기아차는 올해 1~8월까지 유럽에서 44만4926대(현대차 26만4941대, 기아차 17만9985대)를 팔았다. 올 연말이면 전년(62만911대) 대비 12.4% 증가한 69만8000대(현대차 40만5000대·기아차 29만3000대)를 판매할 계획이다.


이날 정 회장은 현대차 체코공장을 방문해 이 공장에서 생산되는 차량의 품질을 점검한 뒤 독일 프랑크푸르트에 위치한 유럽판매법인의 업무보고를 받으며 판매 전략을 점검했다.

정 회장의 이번 유럽 방문은 지난 6월 미국 현장경영을 펼친 이래 3개월만에 이뤄졌다. 하반기 중엔 첫 해외 출장이다.

회사 측은 최근 유럽 시장이 전반적인 경기침체를 겪고 있으나 아시아업체 중 최다 판매를 기록한데 따른 임직원들의 격려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그리스 국가부도 위기 등 유럽 재정위기로 현지 자동차시장이 급격히 위축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는 만큼 현대·기아차의 판매전략과 품질을 재점검한다는 차원이 큰 것으로 전해졌다.

그룹 측은 "정 회장이 지금의 유럽 경기침체 상황에 불안해 하지 말고 침착하게 대응책을 마련한다면 오히려 더 큰 기회가 올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10년 전인 2002년 현대·기아차의 유럽 시장점유율은 2.1%(현대차 1.6%, 기아차 0.5%)에 불과했다. 하지만 최근 수년간 유럽 전략형 신차들을 대거 투입하면서 올 8월까지 시장점유율은 4.8%(현대차 2.88%, 기아차 1.95%)까지 끌어올렸다.

특히 지난달에는 현대·기아차가 유럽시장에 진출한 이래 월간 역대 최대 점유율인 5.8%(현대차 3.48%, 기아차 2.35%)를 기록했다.

현대차는 이달부터 현지 판매에 들어간 i40 출시 및 i30 후속을 내년 초부터 체코공장에서 생산을 시작한다. 기아차도 유럽 판매 1위 차종인 씨드를 비롯 신형 프라이드를 새롭게 투입하고 유럽 판매를 강화할 계획이다.

한편 정 회장은 유럽 방문기간 동안 지난 13일부터 열리고 있는 프랑크푸르트 모터쇼를 참관하고 23일 서울로 돌아올 예정이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