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容器 경제학'…콜라ㆍ구강청정제 비밀병기는 병 크기
구강청정제를 제조하는 리스테린은 과거 매출을 늘릴 방도를 찾던 중 한 컨설팅사에 용역을 맡겼다. 과제는 매출을 10% 늘리는 방법이었다. 컨설팅회사는 뜻밖에도 "매출을 25% 늘리는 방법을 찾았다"고 회신을 해왔다. 그들이 제시한 방법은 구강청정제를 이용하기 위해 쓰는 컵 용기를 25% 크게 만드는 것.컨설팅사는 고객들이 대부분 법과 규정을 잘 지킨다는 점에 착안했다. 용기(컵) 사이즈를 키워도 이들은 규정에 따라 복용할 것이라고 판단한 것이다. 이 회사는 이를 실행했고 매출 증대로 이어졌다. 2001년에는 들고 다니거나 가방에 넣기 편리한 크기로 제품 사이즈를 개량,판매량을 늘리기도 했다.

최근 코카콜라 역시 사이즈 변형을 통해 톡톡히 재미를 보고 있다. 20일 월스트리저널(WSJ)에 따르면 코카콜라는 이번 주 무게 12.5온스(354g)짜리 신상품 출시를 발표할 예정이다. 가격은 89센트로 알려졌다. 작년에 내놓은 16온스(99센트) 병보다 작은 사이즈다. 표시된 가격은 저렴하지만 온스당 가격은 더 비싸진 것이다. 또 7.5온스짜리 미니캔 8개가 든 제품 가격은 20% 낮춰 판매 확대를 꾀할 계획이다.

WSJ는 "코카콜라가 원자재 가격이 올라가는 상황에서도 매출과 이익을 높이기 위해 사이즈를 다양화하는 전략을 활용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작은 사이즈의 제품 라인업을 확대함으로써 온스당 가격이 더 높은 제품을 많이 파는 전략을 쓰고 있다는 얘기다.

WSJ는 또 코카콜라가 사이즈 다양화로 그동안 편의점용 20온스짜리 병,슈퍼마켓용 2ℓ짜리 병 및 12온스짜리 캔 등 전통적 사이즈에서 벗어나는 실험을 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유통 전문지 '베버리지 다이제스트'에 따르면 올 상반기 코카콜라의 미국 시장 점유율은 34.3%로 1.1%포인트 높아졌다. 반면 경쟁사인 펩시는 32.8%로 0.2%포인트 하락했다. 펩시는 최근 코카콜라와 경쟁하기 위해 16온스 제품 등을 출시했다.

김용준 기자 juny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