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쟁률은 절대 알려드릴 수 없습니다. "

하반기 신입사원 공채접수를 끝낸 주요 기업 인사 담당자들의 말이다. 삼성그룹,현대자동차그룹,NHN,두산그룹 등이 지난 19일 지원서 접수를 마감했다. 구직자들의 관심은 당연히 경쟁률로 쏠렸다. 회원 수가 143만명에 이르는 한 취업카페에는 지원자 수와 경쟁률에 대한 추측성 글이 170여건이나 올라왔다.

대기업 취업 경쟁률 정보는 '1급 비밀'에 부쳐진다. 대부분 온라인으로 접수를 받기 때문에 경쟁률을 실시간으로 알 수 있지만,기업들은 비공개를 원칙으로 삼고 있다. H그룹 인사담당자는 "경쟁률을 인터넷에 올리거나 누설하면 보안위반으로 징계를 당할 수 있다"며 "아들이 지원해도 함부로 알려주면 안된다"고 말했다.

철저하게 입단속을 하는 데는 이유가 있다. 쉽게 생각할 수 있듯 경쟁사와 비교해 경쟁률이 낮으면 기업 이미지에 부정적일 수 있다. 경쟁률은 구직자의 선호도뿐만 아니라 회사의 경영실적,경기상황을 반영한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워크아웃,계열사 매각 등의 영향으로 계열사 지원자 수가 지난해보다 줄었다. 두산그룹은 건설부문이 저조한 반면 실적이 좋은 중공업,인프라코어에 지원자가 몰리자 일부 계열사 직원의 사기가 떨어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왔다.

경쟁률이 너무 높으면 눈치 작전을 낳기도 한다. 삼성테크윈은 지난해 연구소를 창원에서 판교로 이전한 이후 인기가 치솟았으나,올해는 이른바 '고(高)스펙자'기피현상이 나타나기도 했다. 채용 과정에서 최종 선발 규모가 바뀌는 것도 경쟁률 산정을 어렵게 하는 이유다.

지원자 수로 따지면 채용규모가 큰 삼성이 월등하다. 삼성그룹은 채용시마다 평균 10만명,최대 15만명이 지원서를 낸다. 두산 · 효성그룹 등 주요 그룹사는 3만~4만명 정도로 비슷하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