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약세장에서도 최태원 SK그룹 회장의 상장사 보유주식 가치가 가장 많이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은 최대 감소액을 기록했다.

19일 재벌닷컴에 따르면 1813개 상장사 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주식가치를 지난 16일 종가기준으로 평가한 결과 1조원이 넘는 이른바 '1조 클럽' 주식부호는 13명이었다.

이 중 최태원 회장의 보유주식 가치는 연초 1조9587억원에서 3조3069억원으로 68.8%, 1조3482억원이 급증했다. 주식부호 순위도 8위에서 3위로 올라섰다.

최 회장이 최대주주인 SK C&C의 주가가 약세장에서도 연초보다 57% 이상 폭등한 것이 주된 원인이었다. SK C&C는 하드웨어에서 소프트웨어 시대 변화에 따른 기업가치 부각이 점쳐지고 있다.

'벤처부호'인 김택진 엔씨소프트 사장도 1조1191억원에서 1조8516억원으로 65.5%(7325억원)이 증가면서 부호순위 9위에 올랐다.

정의선 현대차 부회장은 연초보다 5813억원이 늘어난 2조7500억원을 기록했고, 정몽구 현대차그룹 회장도 5584억원이 증가한 7조2685억원을 나타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과 서경배 아모레퍼시픽 사장도 각각 보유주식 가치가 2134억원과 1605억원 늘어났다.

반면 부호순위 1위인 이건희 회장의 보유주식 가치는 7조9675억원으로 연초 9조2769억원보다 1조3094억원이 줄어 상장사 주식부호 중 최대 감소액을 기록했다. 이 회장의 보유지분이 많은 삼성전자의 주가가 95만8000원에서 79만8000원으로 16.7% 급락한 것이 가장 큰 이유였다.

정몽준 전 한나라당 대표도 지분이 많은 현대중공업 주가가 급락하면서 3조5714억원이던 주식 가치가 2조5123억원으로 29.7% 감소했다.

구본무 LG그룹 회장은 세계 경기침체 우려와 함께 불거진 정보기술(IT)산업 위기론에 직격탄을 맞았다. LG전자 LG디스플레이 등 주력기업의 부진으로 구 회장의 보유지분이 많은 LG의 주가가 33.6% 폭락하면서 주식가치가 1조6450억원에서
1조924억원으로 급감했다.

구본준 LG전자 부회장과 이건희 회장의 부인인 홍라희씨는 보유주식 가치가 각각 8148억원과 8643억원으로 줄어 '1조 클럽'에서 제외됐다.

한경닷컴 한민수 기자 hm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