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업정지 조치를 받은 7개 저축은행은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하 BIS비율)이 금융감독원의 정밀 경영진단 결과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그동안 깊숙이 숨겨져 있던 부실이나 불법 대출 등이 대거 드러났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날 영업정지를 당한 제일저축은행은 지난 3월 말 기준 BIS 비율이 7.41%라고 5월 금감원 공시를 통해 밝혔었다. 그러나 금융당국의 검사 결과 지난 6월 말 기준 BIS 비율은 -8.81%까지 떨어졌다. 불과 3개월 만에 16.22%포인트가 감소한 것이다. 이는 동일 차주에 대한 대출 제한 규제를 위반하는 등 타인 명의로 깊숙이 감춰져 있던 부실 대출들이 드러났다는 게 금융당국의 설명이다.

제일저축은행은 3월 말 기준 순자산(총자산-부채)도 2128억원으로 자산이 부채보다 많은 것으로 발표했지만 검사결과 6월 말 기준 순자산은 -1430억원,7월 말 기준으로는 -2070억원까지 떨어졌다. 계열사인 제일2저축은행도 3월 말 기준 7.48%라고 밝혔던 BIS 비율이 3개월 만에 -0.63%까지 떨어졌다.

토마토저축은행도 사정은 비슷했다. 3월 말 기준 1860억원이라고 밝힌 순자산은 6월 말 -3849억원,7월 말엔 -4419억원으로 집계됐다. BIS 비율 역시 같은 기간 8.5%에서 -11.47%까지 떨어졌다.

에이스저축은행은 상황이 가장 심각했다. 이 저축은행은 지난해 말 기준 BIS 비율이 8.20%라고 밝혔으나 금감원 경영진단 결과 -51.1%로 나타났다. 6개월 만에 BIS비율이 60%포인트 가까이 떨어진 것이다. 이 같은 이유로 대형 회계법인들은 저축은행 회계감사를 노골적으로 기피하고 있다.

김일규 기자 black0419@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