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가슴' 외국인…"美 경제 안정돼야 컴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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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피 66P 급등 1840 회복
9일 만에 879억 샀지만…두 달간 7조5000억 매도
"유럽계, ABS·채권도 팔아…FOMC회의 분수령"
9일 만에 879억 샀지만…두 달간 7조5000억 매도
"유럽계, ABS·채권도 팔아…FOMC회의 분수령"
외국인이 9거래일 만에 순매수로 돌아섰다. 전날 유럽중앙은행(ECB)이 미국 등 4개국 중앙은행과 힘을 합쳐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에 달러를 수혈하기로 했다는 소식이 매도 공세를 멈추게 한 배경으로 분석된다.
외국인은 16일 87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기관과 함께 '쌍끌이'에 나섰다. 이날 '입질' 수준의 외국인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위력은 컸다. 코스피지수는 장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3.72%(66.02포인트) 오른 1840.10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기관은 이날 6133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더블딥(짧은 경기회복 후 재침체) 우려 등으로 '새가슴'이 된 외국인을 돌려세울 유인을 찾기는 당분간 힘들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매도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미국의 경기 부양 의지와 호전된 경제지표를 확인하는 시점이 '반전'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상의 매도 공세
외국인은 남유럽 재정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7월12일부터 무차별적으로 주식을 내던지고 있다. 이날까지 누적 순매도 금액은 7조5000억여원에 달한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가 벌어진 2008년 9월 중순 이후 연말까지의 외국인 순매도 금액(6조5654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하지만 증시 수급의 열쇠를 쥔 외국인 복귀는 아직 멀었다는 게 외국계 증권사들의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증권사의 대표는 "빠져나간 자금은 대부분 유럽계"라며 "이들은 주식은 물론 자산유동화증권(ABS) 채권 등을 모두 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재정문제는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퇴출시키기 전까지는 해결이 안 된다"며 "그런 측면에서 외국인이 매수로 방향을 바꿀 모멘텀이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3조5000억원을 순매도한 유럽계는 9월에도 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계의 매도 공세를 일부 희석시켜줬던 미국계까지 지난달 중순 이후'팔자'로 돌아섰다. 미국계는 지난달 1조2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미국계 자금이 1조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200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을 돌려세울 모멘텀은?
외국계 증권사 헤드(대표급)들은 미국의 경기 부양 의지 확인과 함께 불황(recession) 우려가 잦아드는 시점을 외국인의 매수 타이밍으로 꼽았다.
김경덕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유럽계건 미국계건 현재까지 팔아치운 액수만으로 어느 정도 위험 분산(리스크 헤징)은 이뤄졌을 것"이라며 "유럽보다는 미국의 더블딥 우려 해소 등 글로벌 시장의 안정 신호가 외국계 은행의 매수 타이밍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당장은 오는 20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외국인 매매 향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다른 외국계 증권사 대표는 "외국계의 매도에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며 "늘 있는 이익 실현일 뿐이고 금융시장이 요동치니 좀 더 많이 빨리 팔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을 판 돈은 유럽으로 가는 게 아니라 차곡차곡 쌓였다가 결국 수익을 내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부동산시장 및 아시아 주식시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석/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
외국인은 16일 879억원어치를 사들이며 기관과 함께 '쌍끌이'에 나섰다. 이날 '입질' 수준의 외국인 순매수에도 불구하고 위력은 컸다. 코스피지수는 장 후반으로 갈수록 상승폭을 확대하면서 3.72%(66.02포인트) 오른 1840.10으로 껑충 뛰어올랐다. 기관은 이날 6133억원어치를 쓸어담았다.
유럽 재정위기와 미국의 더블딥(짧은 경기회복 후 재침체) 우려 등으로 '새가슴'이 된 외국인을 돌려세울 유인을 찾기는 당분간 힘들다는 게 증시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다만 매도 창구 역할을 하고 있는 외국계 증권사들은 미국의 경기 부양 의지와 호전된 경제지표를 확인하는 시점이 '반전' 모멘텀이 될 것으로 예측했다.
◆2008년 금융위기 이상의 매도 공세
외국인은 남유럽 재정위기가 정점에 달했던 지난 7월12일부터 무차별적으로 주식을 내던지고 있다. 이날까지 누적 순매도 금액은 7조5000억여원에 달한다. 리먼브러더스 파산 사태가 벌어진 2008년 9월 중순 이후 연말까지의 외국인 순매도 금액(6조5654억원)을 이미 넘어섰다. 하지만 증시 수급의 열쇠를 쥔 외국인 복귀는 아직 멀었다는 게 외국계 증권사들의 전언이다.
익명을 요구한 외국계 증권사의 대표는 "빠져나간 자금은 대부분 유럽계"라며 "이들은 주식은 물론 자산유동화증권(ABS) 채권 등을 모두 팔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유럽 재정문제는 그리스를 유로존에서 퇴출시키기 전까지는 해결이 안 된다"며 "그런 측면에서 외국인이 매수로 방향을 바꿀 모멘텀이 현재로선 없다"고 말했다.
하나대투증권에 따르면 지난달 3조5000억원을 순매도한 유럽계는 9월에도 매도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유럽계의 매도 공세를 일부 희석시켜줬던 미국계까지 지난달 중순 이후'팔자'로 돌아섰다. 미국계는 지난달 1조2000억원의 순매도를 기록했다. 월간 기준으로 미국계 자금이 1조원 이상의 순매도를 기록한 것은 2008년 11월 이후 처음이다. ◆외국인을 돌려세울 모멘텀은?
외국계 증권사 헤드(대표급)들은 미국의 경기 부양 의지 확인과 함께 불황(recession) 우려가 잦아드는 시점을 외국인의 매수 타이밍으로 꼽았다.
김경덕 메릴린치증권 전무는 "유럽계건 미국계건 현재까지 팔아치운 액수만으로 어느 정도 위험 분산(리스크 헤징)은 이뤄졌을 것"이라며 "유럽보다는 미국의 더블딥 우려 해소 등 글로벌 시장의 안정 신호가 외국계 은행의 매수 타이밍이 될 가능성이 크다"고 내다봤다. 당장은 오는 20일 예정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가 외국인 매매 향방의 분수령이 될 것으로 예측됐다.
또 다른 외국계 증권사 대표는 "외국계의 매도에 너무 비관적일 필요는 없다"며 "늘 있는 이익 실현일 뿐이고 금융시장이 요동치니 좀 더 많이 빨리 팔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식을 판 돈은 유럽으로 가는 게 아니라 차곡차곡 쌓였다가 결국 수익을 내는 홍콩이나 싱가포르의 부동산시장 및 아시아 주식시장으로 돌아올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김석/손성태 기자 mrhand@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