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구글 이어 '슈퍼 원군' 또 확보 … '양손에 칼' 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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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S, 차세대 OS '윈도8' 공개…'하드웨어 개발' 삼성과 손잡아
삼성, MS와 태블릿 공동개발…PC서도 영향력 확대 발판
'MS-인텔 동맹' 사실상 깨져
애플·구글 장악 모바일 시장 '새 판 짜기' 시작될 듯
삼성, MS와 태블릿 공동개발…PC서도 영향력 확대 발판
'MS-인텔 동맹' 사실상 깨져
애플·구글 장악 모바일 시장 '새 판 짜기' 시작될 듯
"내년이면 이 자리에 계시는 많은 분들이 지금 보여드리는 것과 같은 태블릿PC를 이용해서 무언가를 적고 계실 것입니다. "
10년 전인 2001년11월.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전시회 컴덱스(Comdex)에서 '태블릿'으로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기기를 선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손에 든 기기는 평평한 판 모양에 터치스크린으로 작동되며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들을 탑재했다.
하지만 게이츠 전 회장의 예측은 실현되지 못했다. MS의 운영체제(OS) '윈도'는 구동 속도가 느리고 배터리 소모가 많다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스티브 잡스가 이끄는 애플은 2010년 '아이패드'를 내놓으며 태블릿PC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어젖히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빌 게이츠 "PC가 곧 태블릿"
MS는 이번에 '윈도8'을 공개하면서 애플과 구글이 장악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의 판도를 뒤집겠다고 나섰다. 윈도8은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혁신적으로 바꿨다. 고사양 PC뿐만 아니라 저사양의 CPU(중앙처리장치)를 탑재한 PC 및 모바일 기기에서도 충분히 작동된다. MS는 특히 시연을 통해 글로벌 모바일 C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영국 암(ARM)사의 설계기반 CPU를 탑재한 태블릿PC들에서도 원활하게 구동된다는 점을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MS가 윈도8을 모바일 겸용으로 내놓은 배경에 대해 태블릿PC를 'PC의 모바일화'라는 관점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게이츠 회장은 지난 5월 MS의 모바일 전략을 묻는 질문에 "PC가 곧 태블릿"이라고 말했었다. 이는 애플이나 구글이 태블릿PC에 대해 스마트폰의 화면을 키우고 활용 범위를 넓힌 제품군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MS는 PC에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윈도8 기반 태블릿에서도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는 MS가 강점을 가진 각종 윈도 기반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하드웨어 경쟁력 부각
윈도8 발표회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삼성전자와의 포괄적인 협력이었다. MS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개발자들에게 삼성전자가 이달초 공개한 '슬레이트 PC'에 각종 센서를 추가해 모바일용으로 바꾼 기기를 레퍼런스 모델(기준 제품)로 배포했다. 슬레이트PC는 태블릿PC와 흡사한 외양과 기능을 갖고 있다. 스티븐 시노프스키 MS 윈도 부문 사장은 이 제품의 내부를 공개하면서 "배터리를 제외한 나머지 부품들이 차지하는 공간이 극히 적은 모바일용 기기"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MS는 본격적인 모바일용 CPU를 탑재한 새 태블릿PC 제품에도 공동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는 ARM 계열 CPU를 탑재한 삼성전자의 새 태블릿PC도 선을 보였다.
구글에 이어 MS까지 삼성전자를 하드웨어 부문 파트너로 지목하면서 전 세계에서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또 하나의 원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스마트폰 태블릿뿐만 아니라 PC시장까지도 시장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실제 삼성이 구글과 협력해 개발한 크롬북의 경우 제품 하나당 이익률이 두 자릿수여서 윈도8을 기반으로 하는 하드웨어 시장이 활짝 열릴 경우 수익력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성 관계자는 "구글이나 MS의 요구에 맞춰 하드웨어를 제조할 수 있는 업체는 우리밖에 없다"며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지만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기를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전쟁 판도 바뀐다
MS가 본격적으로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면서 향후 애플 구글 등과의 경쟁 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지적되는 점은 이른바 '윈텔(Wintel · 윈도와 인텔의 합성어) 동맹'의 종결이다. 같은 날 개발자 콘퍼런스를 연 인텔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개발을 맡고 있는 앤디 루빈 수석부사장을 초청해 새로운 협력관계를 과시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 '스카이 드라이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MS가 기존에 갖고 있는 오피스 프로그램 · 콘솔 게임 'Xbox360',무료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와 윈도8을 결합할 경우 빠르게 입지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 PC '크롬북'과 같은 형태의 기기도 출현 가능하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
10년 전인 2001년11월.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MS) 회장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IT전시회 컴덱스(Comdex)에서 '태블릿'으로 불리는 새로운 형태의 기기를 선보이며 이같이 말했다. 그가 손에 든 기기는 평평한 판 모양에 터치스크린으로 작동되며 완전히 새로운 방식으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들을 탑재했다.
하지만 게이츠 전 회장의 예측은 실현되지 못했다. MS의 운영체제(OS) '윈도'는 구동 속도가 느리고 배터리 소모가 많다는 단점을 극복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대신 스티브 잡스가 이끄는 애플은 2010년 '아이패드'를 내놓으며 태블릿PC 시장을 본격적으로 열어젖히며 성공가도를 달렸다.
◆빌 게이츠 "PC가 곧 태블릿"
MS는 이번에 '윈도8'을 공개하면서 애플과 구글이 장악하고 있는 모바일 시장의 판도를 뒤집겠다고 나섰다. 윈도8은 모바일 기기에 최적화해 사용자 인터페이스(UI)를 혁신적으로 바꿨다. 고사양 PC뿐만 아니라 저사양의 CPU(중앙처리장치)를 탑재한 PC 및 모바일 기기에서도 충분히 작동된다. MS는 특히 시연을 통해 글로벌 모바일 CPU 시장을 장악하고 있는 영국 암(ARM)사의 설계기반 CPU를 탑재한 태블릿PC들에서도 원활하게 구동된다는 점을 과시했다.
전문가들은 MS가 윈도8을 모바일 겸용으로 내놓은 배경에 대해 태블릿PC를 'PC의 모바일화'라는 관점으로 보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게이츠 회장은 지난 5월 MS의 모바일 전략을 묻는 질문에 "PC가 곧 태블릿"이라고 말했었다. 이는 애플이나 구글이 태블릿PC에 대해 스마트폰의 화면을 키우고 활용 범위를 넓힌 제품군으로 접근하고 있는 것과 대조적이다. MS는 PC에서 구동되는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윈도8 기반 태블릿에서도 쓸 수 있도록 했다. 이는 MS가 강점을 가진 각종 윈도 기반 소프트웨어를 그대로 쓸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삼성,하드웨어 경쟁력 부각
윈도8 발표회에서 가장 주목을 끈 것은 삼성전자와의 포괄적인 협력이었다. MS는 이날 행사에 참석한 개발자들에게 삼성전자가 이달초 공개한 '슬레이트 PC'에 각종 센서를 추가해 모바일용으로 바꾼 기기를 레퍼런스 모델(기준 제품)로 배포했다. 슬레이트PC는 태블릿PC와 흡사한 외양과 기능을 갖고 있다. 스티븐 시노프스키 MS 윈도 부문 사장은 이 제품의 내부를 공개하면서 "배터리를 제외한 나머지 부품들이 차지하는 공간이 극히 적은 모바일용 기기"라고 설명했다. 삼성전자와 MS는 본격적인 모바일용 CPU를 탑재한 새 태블릿PC 제품에도 공동 개발한다는 방침이다. 이날 행사에는 ARM 계열 CPU를 탑재한 삼성전자의 새 태블릿PC도 선을 보였다.
구글에 이어 MS까지 삼성전자를 하드웨어 부문 파트너로 지목하면서 전 세계에서 애플과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는 삼성전자는 또 하나의 원군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 또 스마트폰 태블릿뿐만 아니라 PC시장까지도 시장 영향력을 키울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이다. 실제 삼성이 구글과 협력해 개발한 크롬북의 경우 제품 하나당 이익률이 두 자릿수여서 윈도8을 기반으로 하는 하드웨어 시장이 활짝 열릴 경우 수익력도 덩달아 커질 수밖에 없는 구조다. 삼성 관계자는 "구글이나 MS의 요구에 맞춰 하드웨어를 제조할 수 있는 업체는 우리밖에 없다"며 "소프트웨어가 중요하다지만 이를 구현할 수 있는 기기를 누가 어떻게 만드느냐도 중요하다"고 말했다.
◆모바일 전쟁 판도 바뀐다
MS가 본격적으로 모바일 시장에 뛰어들면서 향후 애플 구글 등과의 경쟁 구도에도 큰 변화가 예상된다. 먼저 지적되는 점은 이른바 '윈텔(Wintel · 윈도와 인텔의 합성어) 동맹'의 종결이다. 같은 날 개발자 콘퍼런스를 연 인텔은 구글의 안드로이드 OS 개발을 맡고 있는 앤디 루빈 수석부사장을 초청해 새로운 협력관계를 과시했다.
최근 각광받고 있는 클라우드 서비스에서도 큰 변화가 일어날 것으로 관측된다. 자체 클라우드 서비스 '스카이 드라이브'를 적극적으로 이용하겠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전문가들은 MS가 기존에 갖고 있는 오피스 프로그램 · 콘솔 게임 'Xbox360',무료 인터넷 전화 '스카이프'와 윈도8을 결합할 경우 빠르게 입지를 굳힐 수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구글의 클라우드 서비스 기반 PC '크롬북'과 같은 형태의 기기도 출현 가능하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