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이 2006년 자살로 수사 종결된 이른바 '정경아 사건'의 재수사 여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기지방경찰청 제2청은 정경아 사건에 대한 수사 이의신청서가 지난달 접수됐다고 7일 밝혔다.

경찰은 지난달 19~21일 정씨의 어머니(61) 등 유족 3명을 잇따라 불러 이의신청 사유 등을 물었다. 유족들은 새로운 증인이 나와 수사 재개를 요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2006년 7월21일 0시30분께 파주시 교하읍의 한 아파트 10층에서 당시 24살이었던 정씨가 아래로 떨어져 숨지는 사건이 발생했다.

정씨는 직장동료 등 3명과 함께 술을 마신 뒤 이 중 한 명의 집에 왔다가 복도 창문을 통해 아래로 떨어졌다.

당시 경찰은 타살 혐의점을 찾지 못해 정씨가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으로 수사를 종결했다.

그러나 유족들은 타살 의혹을 제기하며 시신 부검을 의뢰했다.

국립과학수사연구소(현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은 '장기손상에 의한 사망으로 의심되나 사망 전 가해 당했을 정도로 의심할 만한 흔적도 인정된다'는 소견을 내놨다.

더욱이 지문 채취를 하지 않는 등 당시 미흡했던 수사도 타살 의혹을 키웠다.

정씨의 어머니는 지난 5년간 경찰청, 검찰청, 청와대, 국가인권위원회 등에서 1인 시위를 벌이며 수사 재개를 요구해 왔다.

한 경찰 관계자는 "유족들의 안타깝고 억울한 심정은 이해하지만 자살을 뒤집을 만한 새로운 증거는 아닌 것으로 판단된다"며 "수사 재개 여부는 더 검토해야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경제팀 ope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