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에선 처음으로 주주우선 방식으로 발행된 코오롱생명과학의 신주인수권부사채(BW)가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다. 현 주가가 신주인수권(워런트) 행사가를 크게 웃돌고 있어 이 회사 BW 투자자들은 상당한 수익을 챙길 것으로 보인다.

7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지난달 청약과 납입을 완료한 300억원 규모의 코오롱생명과학 BW 중 워런트(코오롱생명과학 1WR)가 9일 상장된다. 이 BW는 국내 상장사 중 최초로 시도된 주주우선 공모 방식으로 발행됐다. 주주우선 공모는 기존주주에 청약할 권리를 우선 부여하고 미청약분을 일반에 공모함으로써 기존 주주의 권익을 보호하는 방식이다. 코오롱그룹은 대규모 자금을 조달하면서도 지분 희석을 방지하기 위한 방안으로 이 같은 방식을 택했다. 기존에는 기업이 BW 같은 주식연계 사채를 발행할 경우 일반공모나 대상자를 미리 지정해놓은 사모 방식만 활용했다.

이번 코오롱생명과학 BW의 워런트 행사가격은 2만6950원이다. 이날 코오롱생명과학 종가가 3만5200원인 것을 감안하면 워런트의 가치는 상당하다. 이미 행사가와 주가의 차이가 30% 넘게 벌어져 8250원의 차익이 생겼다. 만기도 많이 남아 있어 시간가치도 크다. 워런트 가격은 현 주가에서 행사가격을 뺀 내재가치와 시간가치의 합으로 정해진다.

한 파생상품 전문가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워런트는 1만원 이상에 거래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워런트 가치가 이처럼 커진 것은 최근 코오롱생명과학 주가가 강세를 보였기 때문이다. 이 회사가 개발 중인 신약의 가치가 부각되면서 코오롱생명과학 주가는 최근 한 달 새 20% 넘게 올랐다.

이 회사의 BW 공모가 성공적 사례로 평가되면서 향후 주주우선 방식의 주식연계 사채 발행이 널리 활용될 전망이다. 최근 1000억원 규모의 BW 발행을 결의한 동부건설도 주주우선 공모 방식을 택했다.

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