닛산 8월 수입차 판매 5위…도요타 첫 추월
'박스카' 큐브 효자 노릇…베스트셀링 4위


도요타자동차가 한국 시장에서 일본차 맹주 자리를 내줬다. 일본 닛산차가 8월 한 달간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도요타보다 더 많이 팔렸기 때문이다. 닛산의 월간 판매실적이 도요타를 앞지른 적은 이번이 처음이다.

6일 수입차업계에 따르면 한국닛산은 지난달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총 528대를 판매하며 일본차 판매 1위를 질주하던 도요타를 따돌렸다. 도요타는 8월 한국 시장에서 505대가 팔려 닛산에 1위 자리를 내준 것이다.

닛산의 이 같은 성적에는 최근 출시된 '박스카' 큐브가 단단히 한몫을 해냈다. 큐브는 지난달 총 416대 물량이 사전 계약 고객에게 출고되면서 단일 차종 베스트셀링 순위에서도 4위로 껑충 뛰었다. 한국닛산의 8월 판매량 가운데 큐브 판매 비율이 전체 78.7%를 차지했다.

한국닛산은 브랜드별 성적에 이어 모델별 판매 성적에서도 도요타를 제쳤다. 지난달 큐브는 일본차 모델 가운데 한국에서 가장 잘 팔리는 도요타 캠리(270대)마저 잡았다.

이처럼 한국닛산이 도요타를 잡은 것은 2008년11월 닛산 브랜드가 국내 공식 출범한 뒤 34개월 만에 처음 있는 일이다. 다만 도요타가 닛산보다 1년 늦은 2009년 10월부터 한국 판매를 시작한 점을 감안하면 23개월 만에 첫 경사다.

큐브는 지난 7월부터 사전 계약을 받은 결과 지난달까지 1600대 이상 구매 예약자를 받았다. 수입차 단일 차종 가운데 짧은기간 동안 이 같은 판매실적을 올린 것은 이례적인 일이다.

업계는 국내에서 큐브의 초반 판매 돌풍은 '착한 가격'이 결정적인 역할을 한 것으로 보고 있다. 큐브 소비자 가격은 2190만~2490만원. 국내 수입차 중 가장 싼 가격에 나온 것이 사전 계약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분석이다.

한국닛산 관계자는 "지난달 큐브 효과로 전체 판매량이 많이 올랐다"며 "올 연말까지 큐브의 한국 판매 목표치는2500~3000대 정도"라고 말했다.

이에 반해 한국도요타는 지난달 판매량이 닛산 보다 뒤진 결과에 크게 개의치 않는 반응이다. 일본 지진 이후 일본차 판매량이 점차 회복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지난달 도요타 판매량은 전월(473대) 보다 6.8% 늘었고 올 1~8월 누적 판매량도 3456대를 기록, 닛산(1608대)을 크게 앞서고 있다.

한경닷컴 김정훈 기자 lennon@hankyung.com